6·3 대통령선거 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39.3% 특표율을 얻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12.4%포인트 격차로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3사가 3일 오후 8시 발표한 공동 출구조사 결과에서 김 후보는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전국 단위 특표율에서 크게 밀린 것으로 조사됐다. 두 자릿 수 격차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침묵 속에 무거운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실시된 3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방송사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이동근·김민수기자 photo@etnews.com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는 투표 종료 20분 전부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나경원·안철수·양향자·윤상현·황우여 공동선대위원장, 윤재옥 선대위 총괄본부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해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오후 8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누구도 쉽게 말을 잇지 못한 채 침울한 표정으로 TV 화면을 지켜봤다. 일부 참석자는 고개를 떨구거나 긴 한숨을 내쉬었다.
김문수 후보 캠프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사전투표 종료 이후 “하루에 1%씩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막판 역전을 이룰 것”이라며 '골든크로스' 가능성을 자신해 왔다. 그러나 출구조사에서 40%도 넘지 못하면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출구조사 발표 뒤 10분만에 자리를 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에서 좀처럼 반등이 안 됐다.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당 안팎에선 단일화 실패와 조직 결집력 한계를 주요 패인으로 지목한다. 특히 보수층 일각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끝내 무산되면서, 반이재명 표심이 분산됐다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후보가 유세 말미에 “단일화 문은 끝까지 열려 있다”고 했지만, 정작 단일화 논의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이후 급격히 지지부진해졌다.
수도권과 청년층의 투표 이탈도 결정적이었다. 김 후보는 중·장년층 핵심 지지층을 중심으로 결집을 시도했으나, 이념적 메시지에 치우친 유세가 확장성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유세 막판까지 '집토끼' 중심의 전략만 반복됐고, 부동층 설득에 실패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날 서울에서 밤늦도록 거리 인사를 한 김문수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 발표 직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자택에서 투·개표 상황을 지켜보다 당선인 윤곽이 나오면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로 이동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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