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는 이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올레드 에보 M5'를 글로벌 출시한다. 이 TV는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 받아 보여주고, 발광층을 4번 쌓은 LG디스플레이 4세대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 삼성디스플레이는 5스택 퀀텀닷(QD)-OLED를 내놓았다. 기존에는 녹색층 하나와 청색층 세 개로 구성된 4층 구조였는데 녹색층 하나를 더 얹었다. 이 패널은 MSI 27인치 모니터에 적용돼 판매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쌓기(스택)' 경쟁이 시작됐다. OLED 디스플레이를 더 밝고, 더 오래 볼 수 있도록 소재들을 쌓는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 쌓는 게 힘
OLED를 쌓는, 이른바 스택(Stack) 기술은 TV, 모니터에 들어가는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백색광을 만든 후 컬러필터를 통해 다양한 색상을 표현하는 '화이트(W) OLED' 방식으로 대형 OLED 패널을 만드는데, 회사는 기존 3개층이던 걸 4층 구조로 바꿨다.
기존에는 '청색-황색-청색' 3층으로 백색광을 만든 반면 올해 선보인 4세대 패널서부터는 '청색-녹색-청색-적색' 4층 구조로 변화를 준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빛 파장 길이가 각각 다른 적·녹·청색층을 각각 독립적으로 쌓기 위해 디스플레이 구동부 설계도 새로 했다.
여기에 발광효율을 높이기 위해 적색 호스트 재료를 변경해 새로운 소자 구조를 도입했고, 녹색 신규 발광층과 중수소 기술을 활용해 색 밝기와 수명도 개선했다.
호스트란 고유의 색으로 RGB 빛을 내는 OLED 소재다. 중수소는 일반 수소보다 2배 무거워, 이를 적용하면 분자 결합 구조를 안정화시키고 기존 대비 더 밝은 빛을 내고 수명도 늘릴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4세대 OLED는 적색(R)-청색(B)-녹색(G)-청색(B)의 4스택 구조를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직전 3세대 OLED까지는 청색(B)-황색(Y)-청색(B)의 3스택 구조였다. 〈사진 LG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삼성디스플레이는 한 발 더 나아가 5층 구조의 QD-OLED 패널을 올해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가 화이트 기반 OLED라면, 삼성디스플레이 QD-OLED는 청색광을 토대로 한다. 발광층들로 청색을 만든 후 퀀텀닷(QD) 색변환층을 투과해 색상을 표현한다.
청색광은 청색과 녹색 발광층을 쌓아서 만든다. 삼성 기술은 기존에 '녹색-청색-청색-청색' 4층 구조였는데, 중간에 녹색층을 추가해 '녹색-청색-녹색-청색-청색' 5층으로 만들었다. 회사는 발광층을 늘리고 새로운 재료를 적용, 발광효율을 30% 이상 향상시켰다.
삼성디스플레이의 4세대 QD-OLED는 위에서부터 녹색(G)-청색(B)-녹색(G)-청색(B)-청색(B)의 5스택 구조를 채택해 청색광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직전 세대는 녹색(G)-청색(B)-청색(B)-청색(B) 구조였다. 〈사진: 제미나이 ai로 생성한 이미지〉
OLED층이 늘어나는 건 중소형 OLED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변화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탑재되는 OLED는 적(R)·녹(G)·청(B) 화소들로 1개층으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에 중소형 OLED 최초로 발광층을 두 개 층으로 쌓는 '투스택 탠덤'을 적용하면서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에서도 '쌓기'가 중요해졌다.
◇왜 쌓을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발광층을 쌓는 것은 디스플레이의 밝기를 더 향상시키고 수명과 내구성을 늘리기 위해서다. OLED 발광층을 여러 개로 쌓으면 하나의 소자에 가해지는 에너지를 분산시킬 수 있어 수명이 늘어난다. 쉽게 말해 디스플레이 화소가 더 밝고 오래 간다는 얘기다.
실제로 LG와 삼성은 올해 발광층을 한층 더 올리는 것으로 최대 휘도 4000니트(1니트는 촛불 하나 밝기)를 구현했다. 이는 전 세대 대비 33% 향상된 수치다.
지난해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된 RGB OLED 투스택 탠덤은 이론상 기존 싱글 스택 대비 휘도는 최대 2배, 수명은 4배, 소비전력은 최대 50%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발광층 숫자가 많은 WOLED나 QD-OLED도 정도는 다르지만 휘도 개선, 수명 향상, 소비전력 절감이 가능하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투스택 탠덤' OLED를 채택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애플 홈페이지 캡쳐〉
◇어디까지 쌓을까
발광층을 쌓는 것은 디스플레이의 성능과 수명을 좌우하기 때문에 미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장악한 액정표시장치(LCD)와 시장 경쟁을 위해서도 더 밝고 긴 수명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OLED를 더 많이, 효율적으로 쌓기 위한 재료, 구동기술, 공정 등을 연구하고 있다.
다만 양산 패널에 무작정 많은 층수를 쌓을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층수가 늘어날수록 가격 상승 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OLED를 더 많은 층으로 쌓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유기발광 재료와 디스플레이를 작동하는 구동층을 안정적으로 배열해 쌓는 고난도 공정기술이 요구된다.
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스택 기술을 적용하면 확실히 성능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OLED 재료 중 비싼 발광층이 필요하다보니 원가가 올라간다”면서 “패널 업체들이 휘도 개선 등 목표와 재료비 절감 등을 면밀히 고려해 스택 수를 늘릴 시점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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