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공원 앞 건물 2층에 있는 '웜 보행운동 센터'. 이미선 기자.
보행보조 로봇 '윔S'를 실제 착용한 모습. 사진 이미선 기자.
윔S 제품사진. 위로보틱스 제공
위로보틱스 앱을 이용하면 운동 시간, 루트 등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앱 캡처.
기자는 5월 29일 평소 잘 이용하지 않던 서울 지하철 8호선을 이용했다. 웨어러블 로봇 기업 위로보틱스가 운영하는 '윔 보행운동 센터'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몽촌토성역 2번 출구로 빠져나와서도 10여분을 걸어야 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곳에 위치를 정한 것은 바로 앞의 올림픽공원 때문. 센터에서 만난 김지영 위로보틱스 팀장은 "실내에서 걷기 연습만 한다고 해서 실제 외부 환경에서 걷는 데 익숙해질 수는 없다"며 "밖에는 오르막길, 내리막길, 계단 등 현실적인 장애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난관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경우에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 걸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더울 때나 비 오는 날에도 걷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웜 보행운동 센터에서는 위로보틱스의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WIM)과 최근 출시한 윔의 고도화 버전 윔 S를 체험할 수 있다. 윔 S는 기존 모델보다 본체의 무게를 20% 줄이는 등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된 제품이다. 이를 통해 본체 부피가 80% 더 작고 슬림하게 제작됐다.
디자인 역시 신경썼다. 김 팀장은 "고객들은 보행보조 로봇을 착용했을 때 남들에게 몸이 불편한 사람처럼 보이는 걸 원치 않는다"며 "이런 점을 반영해 다크 그레이와 버건디 등 튀지 않은 색상으로 선보였다"고 했다.
김 팀장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본격적으로 제품 체험에 나섰다. 센터에는 운동처방사, 물리치료사, 생활체육지도사 등의 자격증을 갖춘 전문 트레이너가 상주해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회원으로 등록할 경우 개인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받을 수 있다.
기자도 트레이너와 함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뒤 윔S를 착용하고 걸어봤다. 윔S는 △에어 △아쿠아 △케어 △등산 총 4가지 모드로 구성됐다. 모드 변경은 앱에서 하거나 기기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돼 불편함은 없었다. 각 모드별로 보면 에어모드로 설정할 경우 로봇이 사용자가 어느 정도 속도로 걷고 있는지, 보폭은 어느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인식한 다음 힘의 크기를 바꿔줌으로써 일반 보행 대비 에너지 소모 20%를 감소해준다. 물 속에서 걷는 느낌을 주는 아쿠아 모드는 실제로 에어 모드보다 무겁다는 느낌을 줬다. 트레이너는 이 모드를 통해 보행에 필요한 특정 근육을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케어 모드는 힘이 약한 보행자들에게 더욱 적합한 모드다. 트레이너는 "쉽게 말해 다른 모드는 사용자가 힘을 주면 그때서야 작동을 하는데, 케어 모드는 사용자가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사용자를 밀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등산 모드는 오르막과 내리막 두 가지 패턴을 인식한다. 다른 모드와 달리 사용자의 이동 준비 상태를 먼저 확인한 뒤 보행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힘이 들지만 안정성이 높다.
체험을 하며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윙윙거리는 '소음'이었다. 이에 대해 트레이너는 "소음을 10dB로 줄였고, 실제 착용하고 밖에 나가면 차 소리에 묻힐 정도라 대부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로보틱스는 '100세를 살더라도 팔팔하게'를 목표로, 장기적으로 가격을 낮춰 더 많은 사람들이 보행보조 로봇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김 팀장은 "보행이 안 되면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거나 해야하는데, 그럴 경우 간병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그동안 웨어러블 로봇은 병원이나 특수 산업에서만 볼 수 있어 매우 생소할 수 있다. 위로보틱스는 집에서도 웨어러블 로봇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제품 가격이 300만원대인데, 100만원대까지 가격을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다만 퀄리티 유지를 위해 국내 생산을 하고 있어 당장은 가격을 낮추는 것이 쉽지 않지만 제품이 많이 팔리게 된다면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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