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락 사로스(Saros) Z70
최근 1~2년 새 출시된 로봇청소기는 사물인식 센싱 기술이 상당히 발달해 양말이나 머리끈 등 작은 물체를 집어삼키는 일은 드물다. 특히 전선, 머리끈 등 자칫 엉키기 쉬운 물체를 감지하면 해당 구역을 제외한 영역만 청소한다. 이로 인해 사용자 입장에서는 로봇청소기의 회피력도 중요하지만 청소를 하지 못한 구역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도 중요해졌다.
로보락의 '사로스 Z70'은 양말, 속옷, 수건 등 바닥에 던져놓기는 쉽지만 치우기는 성가신 것을 치워주는 5축 로봇팔을 장착했다. 들어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는 300g으로 아직 제한적이다. 실내화, 양말, 속옷, 구겨진 종이 뭉치처럼 가벼우면서도 로봇청소기의 청소를 방해하는 물건을 지정된 구역으로 옮겨놓는다.
◇방 오가며 양말·속옷 실어날라
로보락 사로스 Z70
사로스 Z70은 올해 로보락 플래그십 'S9 맥스V 울트라'와 동일하게 전방 휠을 들어올려 최대 4㎝ 이중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섀시 리프트 시스템을 갖췄다.
로봇팔(옴니그립)은 제품 상단부에 숨어있다. 앱에서 옴니그립을 작동시키면 뚜껑이 열리고 옴니그립이 나오면서 전면 카메라 앞 일정 영역을 녹색으로 표시한다. 카메라는 로봇청소기 전면과 로봇팔에 각각 장착돼 있다.
사로스 Z70은 이동시킬 물체를 스스로 탐색한 후 가능한 물체로 인식하면 해당 녹색 영역 안에 물체가 들어오도록 이동한다. 물체가 로봇청소기와 상당히 가까워야 실제 집어들 수 있다.
사로스 Z70의 로봇팔(옴니그립) 기능을 작동시키면 로봇청소기의 전면 카메라 앞에 녹색 영역이 생기면서 이동 가능한 물체가 있는지 여부를 인식한다. (사진=배옥진)
사용 도중 로봇팔이 동작하는 모습이 신기한 고양이가 냄새를 맡기 위해 움직이다가 해당 영역에 들어오기도 했다. 사로스 Z70은 고양이를 집어들 수 있는 물체로 인식하지 않았다. 로봇팔이 스스로 반려동물을 집게로 집는 시도를 하거나 건드릴만한 사고는 없을 것으로 보였다.
물체 위치를 인식하고 집어들기 위해 고민하는 로봇팔 모습은 신기할 정도였다. 양말이나 속옷처럼 로봇팔의 집게 각도에 별 영향이 없는 물건은 인식 후 바로 집어들었다.
반면 집게 각도에 영향이 있는 슬리퍼, 각이 있는 반려동물의 장난감 같은 경우 물체에 접근 후 앞뒤 좌우로 이동하며 최적의 위치를 찾았다. 평소 반려동물이 여기저기 굴리면서 비벼대는 각진 나무 속 캣닢볼의 경우 집게가 좌우로 움직이며 집어들기 좋은 위치를 탐색했다.
사로스 Z70이 나무로 된 반려동물의 장난감을 인식하고 집어든 모습. (사진=배옥진)
문턱을 자유롭게 넘나드니 옷방에 벗어놓고 미처 치우지 않은 양말을 지정된 장소로 치우는 게 가능했다. 외출 후 미처 치우지 못한 수건이나 티셔츠 같은 가벼운 물체는 원하는 장소로 이동시켜 청소 구역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길이가 긴 물체는 전면 카메라 시야를 가려 앱에서 원격으로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키는 데 제약이 있다.
집사가 부재중일 때 반려동물과 놀아주는 역할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낚싯대를 바닥에 놓고 인식을 시도했다. 사로스 Z70은 길고 얇은 막대는 집어들 수 있는 물체로 인식하지 않았다. 수동 조작으로 다시 시도한 결과 낚싯대 손잡이 부분이 아닌 장난감 부분은 쉽게 집어들었다.
옴니그립이 천천히 동작하는 만큼 고양이가 만족할 수준으로 빠르게 낚싯대를 흔드는 기능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집사가 부재중일 때 낚싯대나 가벼운 장난감을 들고 이동시켜 고양이의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원활한 청소를 돕는 것은 충분히 가능해보였다.
로보락 사로스 Z70이 고양이 낚싯대의 장난감 부분을 들어올린 모습. 자동으로는 인식이 안 돼 수동으로 조작했다. (사진=배옥진)
◇청소 본연의 기능 만족스러워
사로스 Z70은 로봇청소기 본연의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옴니그립을 탑재하고도 7.98㎝의 얇은 두께로 낮은 소파·침대 밑을 구석구석 청소한다.
무엇보다 4㎝ 이중 문턱을 넘을 수 있어 그동안 거실 청소로 제한됐던 로봇청소기 청소 영역을 모든 방으로 확장할 수 있어 만족도가 커졌다.
문턱을 넘다 보니 간혹 거실 발코니나 베란다로 나가는 섀시 문턱을 넘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초기 맵핑 후 진입금지 영역으로 설정하면 나갔다가 되돌아오지 못하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
맵핑 시 반려동물 배변통을 자동 인식했는데 주변에 흩어진 작은 원통 모양의 두부모래는 거의 흡입하지 않았다. 밖에 떨어진 고양이 변도 인식해 회피했다. 청소 후 맵에서 로봇청소기가 인식·회피한 물체의 사진을 제공하므로 이를 확인해보는 재미도 있다.
걸레 성능으로 유명한 로보락의 걸레 성능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바닥에 물자국을 남기지 않고 말끔하게 청소를 끝냈다.
타사 모델 대비 수조통 높이가 낮아 물을 채워주는 주기가 너무 짧아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었다. 하루 한 번 방 3개와 거실·부엌을 50~60분에 걸쳐 청소하는 기준으로 사흘에 한 번 수조에 물을 채워야 했다. 번거롭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수조통 높이가 낮아서 오히려 관리가 더 깔끔하고 수월해진 느낌이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