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제민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 성과
4족보행 고속 내비게이션 프레임워크 개발
"재난 현장, 산악 수색 등 임무 투입 기대"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KAIST가 개발한 4족보행 로봇 ‘라이보(Raibo)’가 계단과 틈, 벽, 잔해 등 불연속적이고 복잡한 지형에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황보제민 기계공학과 교수(맨 앞줄 오른쪽 두번째) 연구팀(사진=KAIST)
3일 KAIST는 황보제민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벽, 계단, 징검다리 등 불연속적이고 복잡한 지형에서 시속 14.4킬로미터(㎞)의 고속 보행이 가능한 4족보행 로봇 내비게이션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 2025년 5월호에 게재됐다.
라이보는 이번 고도화로 수직으로 세워진 벽을 달리고, 1.3미터(m) 폭의 간격을 뛰어넘을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됐다. 징검다리뿐 아니라 30도 경사·계단·징검다리가 혼합된 지형에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KAIST는 향후 라이보가 재난 현장 탐색이나 산악 수색 등 실질적인 임무 수행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은 이번 내비게이션 시스템 개발을 위해 △발 디딤 위치를 계획하는 플래너 △계획된 발 디딤 위치를 정확히 따라가는 트래커 등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플래너 모듈은 신경망 기반 최적화 방식을 통해 물리적으로 가능한 발 디딤 위치를 빠르게 탐색하고, 시뮬레이션 롤아웃을 통해 최적 경로를 검증한다.
기존 방식이 발 디딤 위치 외에도 접촉 시점, 로봇 자세 등의 요소를 함께 고려한 반면, 이번 프레임워크는 발 디딤 위치만을 탐색 공간으로 설정해 계산 복잡도를 크게 낮췄다. 연구팀은 고양이의 보행 방식에서 착안해 뒷발이 앞발이 밟았던 곳을 디디는 구조를 도입해 계산 복잡도를 크게 낮췄다.
트래커 모듈의 경우 계획된 위치에 정확히 발을 디딜 수 있도록 학습된다. 로봇이 계획된 위치에 정확하게 발을 디딜 수 있도록 강화학습을 진행하며, 이 과정에서 ‘맵 생성기’라는 생성 모델이 목표 분포를 제공한다.
이 생성 모델과 트래커는 동시에 경쟁적으로 학습돼, 트래커가 점진적으로 어려운 난이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후 학습된 트래커의 특성과 성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트래커가 실행 가능한 디딤 위치 계획을 생성하는 샘플링 기반 플래너를 설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계층적 구조는 기존 기법 대비 계획 속도와 안정도 모두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실험을 통해 각종 장애물과 불연속 지형에서의 고속 보행 능력과 처음 보는 지형에 대해서도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황보제민 교수는 “기존에 상당히 큰 계산량을 요구하던 불연속 지형에서의 고속 네비게이션 문제를 오직 발자국의 위치를 어떻게 선정하는가의 간단한 관점으로 접근했다”면서 “고양이의 발디딤에서 착안해 앞발이 디딘 곳을 뒷발이 딛도록 해 계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이 재난현장 탐색이나 산악 수색 등 실제적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연두 (yond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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