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태양의 노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주)바이포엠스튜디오.
■편파적인 한줄평 : 착한데 매력은 없고.
난제로다. 착한데 매력은 없으니 도통 눈길이 가지 않는다. 클리셰 투성인 건 동명의 일본영화(2006) 리메이크작이라는 걸 감안해서 넘어가더라도, 일본 특유의 몽글몽글한 감성이 한국판 정서로 옮겨졌을 때 느껴지는 오글거리는 이질감을 이번에도 피하지 못한다. 영화 ‘태양의 노래’(감독 조영준)다.
‘태양의 노래’는 한밤중에만 데이트할 수 있는 미솔(정지소)과 민준(차학연)이 음악을 통해 서로 사랑에 빠지며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해 나가는 뮤직 로맨스다. ‘까만 밤에만 만날 수 있는 사랑’이란 로그라인을 살려 한국판으로 재해석했다.
영화 ‘태양의 노래’ 한 장면, 사진제공|(주)바이포엠스튜디오.
스무살 ‘모쏠’ 여성의 첫 연애를 그리고 있지만, 지나치게 순수하고 해맑게 그려지는 바람에 딴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10대 소년 소녀의 풋풋한 감정을 20대 청춘들의 이야기로 변화를 주니, 벌어지는 상황과 감정 사이 간극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대사나 상황 설정들이 이어져 영화의 겉은 귀여워보이지만, ‘미솔’이 겪는 시한부 삶 속 고뇌와 아픔은 도드라지지 않는다. 여기에 유튜브 채널로 자아 성장의 기쁨을 발견하고 때론 아픔을 겪으며 갈등한다는 설정도 시대상을 반영할지는 몰라도 영화의 전체적인 색깔과는 맞지 않아 붕 뜬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본 영화를 한국적 정서로 탈바꿈하는 데에 늘 진통을 겪어왔던 기존의 리메이크작들과 다를 바 없다.
이에 비해 배우들의 연기는 합격점이다. ‘거룩한 밤: 데몬헌터스’에서 무서운 얼굴로 열연을 펼쳤던 정지소는 이번 작품에서 청순하고 엉뚱한 ‘미솔’을 소화해내며 사랑스러운 매력을 보여준다.
눈에 띄는 건 차학연이다. 그룹 빅스로 데뷔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면서 ‘배우’라는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 표정 연기나 감정 소화력도 나쁘지 않아, 정지소와 알맞은 앙상블을 이룬다. 오는 11일 개봉.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2.9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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