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도덕성 내세우더니…홍대에 울려퍼진 '혐오송'
손녀 손 잡고 등장한 金…이재명 겨냥해 단란한 가족 자랑
"제 아내 법카 불법으로 쓰지 않았다"
홍대서 돌변한 유세 분위기…거리에 울린 "짱깨 꺼져라"
강남역서 설난영 동반 셀카 유세로 선거운동 마무리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울려라 함성, 들어라 승리의 메아리" 피날레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2일 서울 유세를 마지막으로 공식 선거운동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인 이날 제주에서 출발해 영남권을 거치는 경부선 상행 유세 내내 '이재명 타도'를 외쳤다. 마지막 유세지인 서울광장에서는 온가족과 큰 절을 올리며 계엄 시도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그 뒤 선거운동이 종료되는 자정까지, 청년층이 밀집한 홍대와 강남역 등에서 펼쳐진 유세에서는 '윤 어게인' 노래가 등장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이제 정의가 이기고 범죄자들이 물러가고 있다"며 "여러분 깨끗한 한 표, 한 표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것"이라고 외쳤다.
김 후보의 마지막 유세의 주제는 '가족'이었다.
김 후보는 등장부터 손녀와 함께 했다. 배우자 설난영씨와 딸, 사위, 손자가 그 뒤를 이었다. 가족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대비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김 후보는 진보 진영에서 설씨의 고졸 학력을 비하한 일을 비롯해, 이 후보의 배우자와 자녀와 관련한 도덕성 논란을 비난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연설 중에도 연신 가족들의 손을 번갈아 잡으며 "아내가 자랑스럽다", "딸이 자랑스럽다"고 외쳤다.
김 후보가 "제 아내 법인카드를 불법으로 쓰지 않았다. 제 딸은 불법 음란 욕설을 퍼붓지 않았다"고 하자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김 후보가 "계엄을 잘못하고, 잘못한 게 많은데 저희 가족과 국회의원들이 모두 큰 절을 올리면서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다른 우리 대한민국 정치를 하겠다"며 이들과 함께 큰 절을 하자 "김문수 대통령"이라는 함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광장에서 피날레 유세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서울광장 유세를 마친 김 후보는 홍대와 강남역을 찾아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는 등 '일 대 일 맞춤형 유세'에 나섰다.
홍대 유세는 서울광장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빨간색으로 옷을 맞춰 입은 가족 단위 지지자들, 친구, 연인과 함께 김 후보를 보러 온 지지자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2030 지지자들은 곧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윤 어게인' 집회에서 자주 불리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들은 미국 민요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을 개사해 "북괴, 짱깨, 북괴, 빨갱이는 대한민국에서 빨리 꺼져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연이어 불렀다.
혐오적 내용이 담긴 노래가 유세 현장에 메아리 쳐지는 사이, 김 후보는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었고, 뒤에 서있던 일부 의원들은 손으로 '브이(V)자'를 그리며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젊은 지지층과의 스킨십 행사가 중국인 비하와 종북 몰이로 변질된 순간이었다.
홍대 유세를 마친 김 후보는 강남역으로 이동해 지지자들과 셀카 찍기를 이어갔다. 강남역에서는 설씨가 옆에 서서 김 후보와 함께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었다.
한편 김 후보의 피날레 유세 동선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마지막 유세 일정과 매우 흡사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마지막날 유세를 제주에서 출발해 부산, 대구를 거쳐 서울광장에서 마무리했으며, 건대입구와 강남역을 찾아 자정까지 청년들과 스킨십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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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wonti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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