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결집 속 중도 표심 향배 결정적
투표율 80%, 이준석 두자릿수 득표율 주목
제21대 대선 본투표는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4295곳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왼쪽부터). /국회사진기자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망론'이냐 '불가론'이냐.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가 달린 운명의 날이 밝았다. 3일 실시되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는 양상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진보와 보수 진영 간 결집 속에 중도층 표심 향배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이상 기호순)의 성적표와 투표율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대선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정사상 두 번째로 파면되면서 조기에 치러지는 선거다. 그런 만큼 진영 간 정권 탈환과 유지를 놓고 지지층 결집 현상이 강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10년 주기' 정권교체설이 무색하게 문재인 정부 이후 곧바로 정권을 내줬던 민주 진영과 3년 만에 정권을 헌납할 위기에 놓인 보수 진영 표심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유세 마지막날인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공직선거법에 따라 지난달 28일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 이른바 '깜깜이' 기간에 돌입하면서 대선 판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대세론이 우세하다. 이번 대선의 특성상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감이 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보수 단일화가 끝내 불발되면서 보수 진영의 표심이 갈릴 것이라는 이유도 있다.
김 후보가 선거 전날 부산역 유세에서 "이준석 후보를 찍으면 이재명 후보만 도와주게 된다"라고 언급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후보로서는 최대한 보수 표심이 갈리는 것을 막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극우·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여전히 부정투표 음모론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최근 '대리 중복 투표' 사건 등 투표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이 김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의 향배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관측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진영 간 양분된 '집토끼'보다는 '산토끼' 표심이 어느 후보로 향하는지에 따라 선거의 승패가 결정됐던 전통적 선거 양상이 이번에도 재연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 진영 지지층 결집은 물론 중도층을 공략하며 외연 확장에 힘써 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울려라 함성, 들어라 승리의 메아리' 피날레 유세에서 양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대선 레이스 막판까지 '이재명 불가론'을 부각했다. 세계적 투자자인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 진위를 둘러싼 공세를 폈다. 심지어 김 후보는 "이 후보가 대한민국 모든 권력을 장악하며 히틀러식 총통독재를 펼치려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내란 종식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김 후보를 겨냥해 윤 전 대통령의 아바타, 극우 성향 전광훈 목사의 꼭두각시라고 직격했다.
투표율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지 관심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대 대선 투표율은 77.2%, 20대 77.1%였다. 이번 대선도 비슷한 수치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 투표율은 34.74%였다. 2014년 사전투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다. 높은 투표 열기가 확인된 만큼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 80%를 돌파할지 주목된다.
중앙선관위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1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4~25일 실시한 '제21대 대선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유권자는 86.8%였다. 지난달 2~3일 조사한 1차 조사 결과(86%)보다 0.8%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며, 지난 2022년 대선 당시(83%)보다 3.8%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이번 대선 투표율이 승패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투표율이 엄청 높게 나오더라도 대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이미 대선의 큰 방향이 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세한 투표율이 당락을 바꾼다든지 후보의 지지율에 큰 변화를 줄 변수까지는 아니다. 이변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열린 피날레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개혁신당
유일한 40대 후보인 이준석 후보가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거대 양당 체제의 현실 속에서 지지율 10% 이상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면 향후 '정치인 이준석'의 영향력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김 후보와 국민의힘의 단일화와 빅텐트 요구를 끝까지 뿌리치며 대선 레이스를 완주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기득권 양당 체제 종식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대선 본투표는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4295곳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국내 유권자 4439만1871명이 참여한다. 이는 지난해 4월 총선(4428만11명)보다 11만1860명 증가한 수치다. 대선 결과의 윤곽은 3일 밤 12시 전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또 투표할 수 없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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