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한수지 기자] '연극부부' 아내가 심각한 우울증 증상을 보였다.
2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아이 앞에서는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급 에너지를 보이지만 혼자 있을 때는 끝없이 우울증으로 가라앉는 아내 전희정 씨(44세)와 그런 아내를 지켜보는 남편 유지환 씨(43세)가 오은영 박사를 찾았다.
이날 영상에서 아내는 이른 아침부터 꿀 떨어지는 눈으로 침대 위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아이와 함께 온몸으로 춤을 추며 거실을 뛰어다니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남편 역시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준비하고, 자녀와 소꿉놀이에 책을 읽어주는 등 마냥 행복한 일상을 보냈다. 그러나 아이가 집 밖을 나서는 순간, 즐거웠던 분위기는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아내는 방금 전의 활기차 보이는 모습과 달리 우울해 보이는 표정으로 궁금증을 자아냈고, 구석에 웅크린 채 홀로 엉엉 울기도 했다. 아내는 "내 남편에게 나는 소중한 가족이 아니구나. 내쳐졌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토로했다.
아내는 남편의 눈치를 살폈고, "화났어요?"라며 초조해했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보고 "꼴보기 싫다. 화도 나고"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전주에서 온 이 부부는 결혼 10년 차로 아이가 있을 때와 없을 때가 180도 다른 '연극 부부'였다. 아내는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라며 절실한 마음을 내비쳤다.
공개된 일상 영상에서 아내와 남편은 역할 분담이 완벽한 자녀 육아에 베테랑인 모습을 보였다.
남편은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곧장 PC방을 찾았다. 알고보니 2014년 개업한 남편의 사업장이었다. 남편은 출근을 하자마자 부지런히 정리했다. 하지만 한 손님은 "PC방에서 화장실에서 냄새가 난다"라고 지적했다. 살펴보니 PC방 곳곳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고 곤충 잔해들까지 있었다.
남편은 "코로나 19때부터 힘들었다. 건물주한테 내야하는 월세가 있는데 1년 동안 못 내서 보증금이 다 까였다. 올해 2월 폐업을 할 예정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그 시각 아내는 창가 앞에서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한숨을 쉬었다. 집안은 물건들이 정리가 되지 않아 뒤죽박죽 널브러져 있었다.
아내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지인이나 시어머니가 오시면 청소 좀 그만하라고 할 정도였다. (지금은) 집이 난장판이 되니까 숨이 막힌다"라고 전했다. 또 아내는 뭔가에 홀린 듯이 충동구매를 계속했고, 뜯지도 않은 채 방치된 택배박스가 가득했다.
아침에 딸을 데릴러 가겠다던 아내는 그 약속조차 지키지 못해 남편에게 부탁을 했다. 아내는 밥까지 거르며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그리고는 겨우 몸을 일으켜 술을 마셨고,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오은영 박사는 "하루종일 식사도 안 하시고... 너무 많이 힘드시구나"라며 걱정했다.
아내는 병원에서 우울증과 성인 ADHD를 진단받은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수지 기자 hsj@tvreport.co.kr / 사진=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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