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선거운동 마지막 일정 변경, 2일 밤 태안화력 사망 노동자 조문... "모든 차별과 혐오 청산해야"
[복건우, 이정민 기자]
![]() |
▲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후보가 2일 오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농성 중인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 이정민 |
"김용균이 숨진 발전소에서, 오늘 또다시 하청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6시간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노동자를 기리는 보신각 광장의 묵념이 끝나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마이크를 울렸다. 대선 마지막 유세에 나선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갈라졌다. "고통이 아래로 내리는 불평등한 세상, 노동자 민중의 이름으로 갈아엎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공식 선거운동이 종료되기 전 권 후보는 숨진 노동자의 장례식장이 있는 태안으로 향한다.
"당당한 노동의 이름으로 차별·혐오 청산을"
![]() |
▲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마지막날 유세를 하고 있다. |
ⓒ 이정민 |
![]() |
▲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마지막날 유세를 하고 있다. |
ⓒ 이정민 |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저녁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친 권 후보는 지난 선거운동 기간을 돌아보며 "진보 정치에 실망했던 시민들이 저를 보고 반가워한다. '정치는 그렇게 해야지'라고 말한다. 사진을 찍자는 청년들이 줄을 선다"라며 "비난받던 진보 정치가 드디어 다시 희망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이날 유세 현장을 찾은 지지자들에게 "흩어지거나 갈라서지 말자. 거대 양당의 독점 정치와 진영 정치에 맞서 가난한 사람들의 정치를 시작하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도 밀려나지 않는 사회", "아무도 배제되지 않는 나라", "차별 없는 나라", "평등한 대한민국"을 하나하나 외치며 "극우와 보수의 정치를 넘어 노동자와 민중의 정치로 나아가자"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에선 한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태안화력발전소는 6년여 전인 2018년 12월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이 일하다 숨진 곳이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권 후보는 6년 뒤 진보정당 유일한 대선 후보로 출마해 이날 노동자, 여성, 장애인, 이주민 등 광장에서 쏟아진 시민들의 존재를 하나하나 호명하고 나섰다.
권 후보는 "갈라지고 쪼개졌던 우리의 과거를 이제 역사 속으로 흘려보내자"라며 "우리는 당당한 노동의 이름으로, 당당한 소수자의 이름으로, 당당한 여성의 이름으로, 당당한 장애인의 이름으로, 당당한 농민의 이름으로, 당당한 이주민의 이름으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자. 내란 종식과 함께 모든 차별과 혐오를 청산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유세를 마친 권 후보는 시청역으로 이동해 열차에 탄 승객들과 유세 인사를 진행했다. 이후 권 후보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노동자가 안치된 충남 태안보건의료원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민주노동당은 "지하철 유세 인사를 밤 10시 20분경까지 진행한 뒤 태안화력발전소 산재 사망 노동자 빈소에 조문을 간다"라고 전했다.
혜화역·구의역·강남역... 권영국의 '광장 정치'
![]() |
▲ 2일 오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농성 중인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후보의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5번을 외치고 있다. |
ⓒ 이정민 |
![]() |
▲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마지막날 유세를 하고 있다. |
ⓒ 이정민 |
이날 권 후보의 마지막 유세는 "광장을 닮은 선거운동"이라는 모토로 진행됐다. 권 후보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출근하는 서울대병원, 장애인 권리 투쟁의 상징적 장소인 혜화역, 김군의 스크린도어 사고가 있었던 구의역, 여성 살인사건이 있었던 강남역을 차례로 찾았다. 최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를 규탄하기 위해 SPC 본사를 찾았고,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찾았던 한화빌딩 고공농성장 앞을 한 번 더 들르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은 "마무리 집회를 탄핵의 상징인 광화문이 아닌 보신각으로 정한 건 이곳이 일상의 집회가 개최되는 작은 광장이기 때문"이라며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빈민 등 권영국이 대변하는 소수자들이 보신각 광장을 애용한다. 이곳에서 선거운동을 마무리하면서 대선 이후에도 광장을 떠날 수 없는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보신각에 담아냈다"라고 전했다.
권 후보 선대위는 대선 본투표 당일 서울 구로구 민주노동당 당사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볼 계획이다. 윤석열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 본투표는 오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 4295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 |
▲ 2일 오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농성 중인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후보의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유세를 경청하고 있다. |
ⓒ 이정민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