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하루 앞두고 MB·박근혜 ‘공개행보’
MB “정직한 후보가 돼야…열심히 투표하라”
朴, 부산-울산-진주 방문하며 PK 표심 잡기
朴 “올바른 발전 위해 국민 현명한 투표할 것”
사전 투표율 낮은 TK·PK…본투표 참여 독려
[이데일리 조용석 방보경 기자] 6·3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MB)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동시에 공개행보를 실시하며 보수 총결집에 나섰다.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및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사전투표율이 저조한 가운데 3일 본투표에서 보수표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개 걷기행사에 참여했다. 행사에는 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윤옥 여사를 포함해 정정길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이종찬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이 참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2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을 산책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단)
이 전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김문수 후보 지지’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김 후보가 차기 대통령 적임자임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내일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이 시대에 정말 정직한, 서민의 어려움을 알고 노동자의 어려움을 알고 중소 상인들, 특히 노점 하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아는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이 ‘정직’을 언급한 이유는 김 후보를 지지한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김 후보는 다수의 재판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자신을 대비하기 위해 ‘정직한 아버지, 깨끗한 대통령’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유세를 진행하는 등 ‘정직’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대통령 재임 시절 “김문수 경기지사가 KTX를 놓고 공단, 전자 단지 이런 것을 열심히 정부 정책에 맞춰서 했다”고도 언급했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과 악수하며 “열심히 투표하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이는 본투표에서 보수 지지층의 참여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김문수 후보를 만나 보수 단일화를 위해 끝까지 진정성있게 설득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일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이 있는 장생포문화창고를 찾아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이날 돌연 PK 지역을 순회 방문하는 공개행사를 진행했다. 부산 범어사에서 차담과 공양을 하고 이후 울산 장생포 문화단지, 경남 진주 중앙시장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김문수 후보와 만난 후 경북 구미 박정희 생가 및 충북 온천 육영수 여사 생가(5월27일), 대구 서문시장(5월31일) 공개 방문 등을 통해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왔다.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서문시장 공개방문은 2017년 탄핵 이후 처음으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울산 장생포 단지를 방문한 박 전 대통령은 ‘대선 하루 전 방문은 (김문수 후보의)지지 마음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나라가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어떻게 해야 우리나라가 계속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 생각하시면서 현명하게 투표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김 후보를 측면 지원했다.
보수정당 출신 두 전직 대통령이 대선 하루 전날 동시에 공개행보를 실시한 것은 본투표에서 최대한 보수표를 끌어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난 29~30일 진행된 사전투표율은 호남권은 높고, ‘보수텃밭’ 영남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서고동저’가 뚜렷했다. 구체적으로 전남 사전투표율은 56.5%에 달했으나, 영남권은 △대구 25.6% △부산 30.37% △경북 31.52% 등으로 부진했다. 영남권이 본투표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요동칠 수 있는 셈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전투표 관리부실 우려가 커서 (보수)지지자들이 (사전)투표에 많이 나오시지 않은 것 같다”며 “내일 (본투표에)지지자들이 많이 오면 역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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