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 김용태 등 "관련 없다" "민주당은?" 일관... 홍보영상에 김문수 등장, 김행도 '리박스쿨' 언급
[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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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욱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단 단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
ⓒ 남소연 |
"반박하더라도 그 논리가 자꾸 말려 들어가는 구조로 만들어놨다." - 신동욱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단 단장
국민의힘이 '리박스쿨'과의 연관성을 필사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가 임박한 가운데, 국민의힘 최대 악재 중 하나로 극우 성향 단체의 조직적 댓글 공작 의혹이 떠오른 탓이다.
그러나 정작 구체적인 반박은 아예 포기하는 모양새이다. 해당 단체와 당이 연관됐다는 정황이 여럿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이 없다'라며 더불어민주당의 '드루킹'과 같은 당의 해명이 제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이다.
"아는 바 없다" "현안 아니다" "원조는 민주당 드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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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5월 3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인근에서 사전투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리박스쿨에 대해서 제가 아는 바가 없어서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2일 오전 부산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그는 "민주당이 리박스쿨과 연계하며 오히려 저희 국민의힘에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데 민주당이야말로 'DDD리스트'란 정말 실체가 있는 댓글 정화 부대를 운영했던 거 아니냐?"라고 맞불을 놓았다.
그는 "과거 민주당은 드루킹과 관련된 여러가지 혐의와 재판을 받았던 분들이 지금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고, 댓글 조작을 실제 행했던 전례가 있다"라며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향해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자의 질문이 나오자 "현안이 아니다"라고 화제를 돌렸다. 진행자가 재차 캐묻자 "댓글 조작의 원조는 민주당이다. 드루킹 한 당이 어디인가?"라며 "온라인 여론 조작을 민주당 따라갈 수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드루킹 원조 정당이 이거 막 들고 나온 이유가 다 지금 여론조사 추이가 김문수 후보가 올라가고 있다"라며 "상식적인 국민들의 생각이 모아지니까 이 또 마지막에 한 번 또 리박스쿨인가 뭔가 하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같은 날 다른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대동소이했다. "관련이 전혀 없는데 3중·4중의 추론을 거쳐서 자꾸 엮으려고 하고 있다"(주호영: BBS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 "(민주당에서도) 많이 해왔다. 드루킹에서 기계로 돌려서 댓글을 썼는데"(이정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근거 없는 정치 공세로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다. 제2의 생태탕, 제2의 김대업 시리즈와 비슷한 방식이다"(김대식: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 "전형적인 마타도어이다. 분명한 것은 어떤 연관도 없고, 팩트도 없다" (박성훈: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등이다.
요약하면, 의혹에 대한 직접적 해명 대신 "관련 없다"와 "민주당은?"으로 일관한 셈이다.
"복잡한 팩트 나열... 하나하나 반박 어렵다"라는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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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빌딩의 사무실 입구에 ‘육사총구국동지회’ ‘전군구국동지연합회’ ‘리박스쿨’ ‘리박코리아’ ‘대한민국역사지킴이’ 간판이 붙어 있는 가운데, 사무실 입구에 '이승만과 박정희를 배우자'는 홍보물이 붙어 있다. |
ⓒ 권우성 |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난 신동욱 대변인단 단장은 "관련 보도를 다 읽어봤는데 이게 도대체 김문수랑 무슨 관계 있다는 것인지? 리박스쿨이 한 댓글조작을 언제 어떻게 몇 건을 조작했다는 것인지? 정치적 성향이란 게 우리 당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하는 것인지?"라며 "납득이 어렵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저희 당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 부분이 조정훈 의원이 기자회견장을 잡아주고 이런 것들과 보좌관하고 통화한 내역인데 잘 알지 않느냐?라며 "어떤 분이 '이런 것 갖고 기자회견 하겠으니 기자회견장 잡아주시라' 하면 대부분 국회의원이 정말로 알려진 부분 아니면 그냥 한다"라는 해명도 내어 놓았다.
이어 "조정훈 의원의 의도는 정확히 모르지만, 김문수 후보와 관련이 있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위험하다"라고 못을 박았다. <뉴스타파>의 과거 김만배-신학림 녹취 보도와 최근 민주당발 악재를 거론하며 "물타기 작전"이라고도 꼬집었다.
특히 당이나 김 후보와의 관련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민주당의 프레임"이라고 반발했다. "후보가 그 (리박스쿨) 대표라는 분을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아시는 분인지 확인 못했다"라며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아는 사람이 나 모르게 무슨 짓 하면 그 책임을 후보가 지나? 그건 아니잖느냐?"라고도 따져 물었다.
신 대변인은 "<뉴스타파> 기사를 보면 굉장히 복잡한 팩트를 쫙 나열해 놨다. 그래서 이걸 하나하나 반박하기가...(어렵다)"라며 "(반박)한다고 하더라도 그 반박 논리가 자꾸 말려 들어가는 구조로 만들어놨다"라고 구체적인 반박 자체가 어려움을 시인했다. 대신 "댓글 조작이 내란이라고? 원조는 민주당 아닌가?"라며 "이게 내란이면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가 한 드루킹 사건은 유죄 받았잖느냐?"라고 물고 늘어졌다. "국가 전복"이라는 표현도 썼다.
그는 '리박스쿨'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교육을 '늘봄학교'를 통해 아이들에게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거에 대해 호감 갖는 게 잘못됐느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승만·박정희가 들어가면 극우인가? 동의하지 않는다. 후보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보수 성향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역사관을 가르친 게 문제냐는 투이다.
김상훈 정책위원회 의장 또한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조정훈 의원도 그날 참석하는 학부모 단체에 대한 사전 정보는 아마 인지를 못했던 것 같다"라며 "여러 학부모 단체가 와 있는데 그중에 한 군데가 이제 아마 리박스쿨이었던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그중에 리박스쿨이 끼어 있었는데 리박스쿨이 어떤 단체인지는 저도 인지를 못하고 나갔다"라며 "당 지도부가 마치 여기에 연루되어 있는 것 같이 좀 오버해서 넘겨짚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반박이었다.
연관 정황은 속속 제기되는데... "남은 선거는 손가락 전쟁"
하지만 국민의힘과 '리박스쿨'의 연관성은 조정훈 의원 등이 거론된 지난 5월 27일 기자회견 외에도 여럿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0년 리박스쿨 홍보영상에 김문수 후보가 등장하는 점, 리박스쿨 직원 2명이 지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김 후보가 연관되어 있던 기독자유통일당 후보로 출마했다는 점, 지난 2019년 유튜브 '김문수TV'에서 리박스쿨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했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
특히 최근까지 윤석열 정부 '늘봄학교' 사업에 리박스쿨이 참여했고,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정책자문위원으로 위촉되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리박스쿨' 차원에서 용산 대통령실 견학 프로그램이 추진됐다는 정황까지 지적되며, 정권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또한 캠프의 시민사회총괄단장으로 활동하는 김행 전 비상대책위원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지난 5월 14일 JTBC 유튜브 프로그램 '장르만 여의도'에서 김문수 후보가 손잡는 광장의 보수 세력이 '전광훈 목사' 측만이 아니라는 점을 항변했다. 이 과정에서 "자유총연맹이라는 집단이 있다"라며 "거기에 50여 개의 보수 시민단체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운동' '리박스쿨' 이런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같은 달 28일에는 <파이낸셜뉴스>에 칼럼을 기고하며 "손가락 운동만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스타로 등극시킬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짜릿한가"라고 표현했다. "남은 선거 일주일은 대규모 유세전이 아니다. 손가락 전쟁"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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