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곳 신규투자, 4300억원 규모 펀드 운용
리벨리온, 두나무 등 투자기업 중 유니콘多
“기술 경계 넘어 글로벌 톱티어 VC로 도약”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카카오벤처스가 극초기(Pre-Seed~Series A) 단계 투자를 적극 확대하며 스타트업 생태계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은 총 277개사에 달한다. 후속 투자 건까지 포함하면 440건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총 11개 펀드를 결성했으며, 운용자산(AUM)은 약 4300억원 규모다.
카카오벤처스는 2012년 ‘100인의 창업가 양성’을 목표로 설립됐다. 이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은 ‘패밀리’로 불리며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 패밀리 기업으로는 당근, 리벨리온, 두나무, 한국신용데이터, 스마트레이더시스템(상장), 트래블월렛, 시프트업, 스퀴즈비츠, 셀렉트스타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곳도 당근, 리벨리온, 두나무, 한국신용데이터, 시프트업 등 다수에 이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카카오벤처스는 스타트업 간 지식 교류와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밍글링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극초기 단계 투자에 대한 강한 철학이 차별화된 전략으로 꼽힌다. 카카오벤처스의 시드·프리A·시리즈A 단계 투자 비중은 전체의 99%, 이 가운데 첫 기관 투자사로 참여한 비중도 80%에 달한다. 극초기 스타트업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진행해 스타트업의 생존에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공격적 초기 투자 모델로, 스타트업 생태계 내 ‘최초 기관 투자자’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극초기 스타트업의 첫 번째 기관 투자사가 되는 것을 투자 철칙으로 삼고 있다”며 “그럼에도 규모감 있는 투자를 다수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비욘드 VC’를 선언하며 해외 투자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글로벌을 전략적 방향으로 설정한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반도체 기술기업 FS2, 메드테크 기업 컴파스(Kompass), 로봇 수술 기업 마그넨도(Magnendo) 에 신규 투자를 단행했으며,
AI 기반 투자 인텔리전스 플랫폼 링크알파(Linq Alpha), 로보틱스 스타트업 콘토로(Contoro) 에는 후속 투자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인공위성 개발 자동화 스타트업 올리고스페이스(Oligo Space), 다중 AI 에이전트 시스템 개발사 자폰(Tzafon) 에 대한 신규 투자도 성사시켰다.
올해 역시 카카오벤처스는 선행 기술 발굴과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글로벌 기술 방향성을 선제적으로 포착하는 ‘극초기 전문 VC’로서 독자적인 투자 트랙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신정호 카카오벤처스 수석 심사역은 “기술이 국경을 넘나드는 시대에 투자 역시 경계를 허물고 있다”면서 “카카오벤처스는 미국 톱티어 VC들과 꾸준히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며, 현지 유망 스타트업과 국내 기반 글로벌 팀 모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투자 경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VC로서 초기 기술 투자 영역을 지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utum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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