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서비스(Software as a Service, SaaS)가 여러 기능을 통합하는 '슈퍼 사스'(SaaS)로 진화하고 있다. 사스란 다달이 일정액을 내고 인터넷에 접속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구독형 서비스다. 지금까지 특정 분야 한 가지에 집중하는 형태가 많았으나 최근 여러 가지 사스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슈퍼 사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임웹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줄 몰라도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노코드 제작도구에 상품 등록, 주문 및 고객관리(CRM), 통계와 마케팅 기능까지 결합했다. 특히 CRM 기능은 이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재구매를 유도하는 메시지를 자동 발송하면서 매출 증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아임웹으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용품 업체는 CRM 기능을 활용해 일평균 매출이 7배 증가했다"며 "앞으로 1초 만에 회원 가입을 처리할 수 있는 기능과 후기 관리 등 다양한 외부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행서비스 업체 야놀자는 2일 호텔 운영에 필요한 호텔관리 시스템(PMS)과 채널관리시스템(CM)에 스마트 키오스크까지 하나로 통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트 키오스크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숙박객의 본인 인증과 자동 입실 및 퇴실처리 기능을 갖췄다. 또 PMS와 CM을 하나로 합쳐 여행사들이 호텔의 객실 예약 상황에 맞춰 빠른 판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더존비즈온은 중소기업 운영에 필요한 회계 및 전사적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통합한 '위하고' 서비스를 사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회계 등 일부 기능만 제공했으나 협업 도구, 생산성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묶어서 경영관리부터 협업까지 해결하도록 했다.
기업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제공하는 노션은 각종 기능을 추가해 슈퍼 사스로 확대하고 있다. 노션 제공
직원들의 근태관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시프티는 휴가 관리와 전자계약 기능까지 통합한 종합인력관리 솔루션을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슈퍼 사스로 기능이 확대되면서 카카오, 비바리퍼블리카 등 전 세계 30개국에서 15만 개 이상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문서 작성 도구를 사스로 제공하던 미국 신생기업(스타트업) 노션도 이용자들이 자신이 개발한 도구를 거래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기능과 AI가 관리해 주는 이메일 기능, 회의 관리 기능까지 결합해 슈퍼 사스로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슈퍼 사스는 여러 사스 서비스를 오가며 이용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작업의 일관성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임웹 관계자는 "슈퍼 사스는 업무 전반의 연결성과 효율을 중시하는 기업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슈퍼 사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이용자 이탈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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