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3년전 "이준석씨의 '갈등 유발' '말싸움'은 그만의 '생존 방식'" 지적 눈길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TV토론에서 여성혐오 발언을 하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사진=MBC 화면 갈무리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이하 이준석)는 전 국민에게 생중계된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서부지법 폭동이라는 반체제적 사건 이후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언어 성폭력'으로 주목도를 높였다. 이준석의 이러한 혐오정치를 언론이 그동안 강하게 비판하지 못했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띄워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3년 전 이 후보에 대해 냉철하게 짚은 보수언론의 보도가 눈길을 끈다.
월간조선은 2022년 10월호 <'박근혜 키즈'에서 '가처분 호소인'까지, 이준석의 '좌충우돌 정치 인생 10년' 김종인에게 '정치 기술' 배운 '0선 정치 고수' 성장 전략의 '결말'은?>이란 기사에서 “이준석씨의 '갈등 유발' '말싸움'은 그만의 '생존 방식'이고, '성장 전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지난 10년 동안 한결같은 방식으로 정치적 몸집을 키워온 이씨가 앞으로도 같은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까”라고 보도했다. 당시 이준석은 국민의힘 대표를 지내다 '성상납 의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월간조선은 이준석이 능력주의과 공정경쟁을 강조하지만 '아빠 찬스'로 정계에 입문했기에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준석의 부친 이수월씨와 유승민 전 의원이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이고 이준석이 유승민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한 사실이 밝혀졌다. 2011년 12월 박근혜 한나라당(비대위 시절 새누리당으로 개명) 비대위 체제에서 비대위원으로 임명됐다. 월간조선은 “'아빠친구 유승민이 없었더라도 이준석은 26세에 집권여당 비대위원이 될 수 있었을까?'란 물음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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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팔이'를 배격했지만 자신도 자유롭지 않다는 부분을 여러 사례와 발언을 통해 지적하거나 '선당후사'를 주장하면서도 자신은 탈당해 '바른정당(이후 바른미래당)'을 만든 것도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는 개혁신당에서 행보와도 비슷하다. 이준석은 지난해 1월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이후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와 갈등 끝에 허 대표는 당에서 쫓겨나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월간조선은 이준석이 “정치고수를 자처하는 듯한 언행을 계속해왔다”며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에게 '연습문제'를 출제했지만 정작 자신은 “새누리당, 바른미래당, 미래통합당 간판을 달고 서울시 노원구 병 지역에 세차례 도전했으나 결론은 모두 낙선”이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의 '정치 선생' 행세를 했는데 과연 그럴 자격이 되겠냐는 취지의 분석이다.
그 외에도 2012년 4월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3개월 한 뒤 '어린놈이 정치를?'이란 책을 내고 정치·문화·사회·언론·교육 등 다방면에 대해 다루고 대선 판세를 분석했는데 이를 두고 월간조선은 “그야말로 '온갖 문제 전문가'란 지적을 자초한다”고 비판한 뒤 “정치권 입문 당시부터 '정치전문가'인 양 행동했던 이씨의 '척척박사' 행세는 당대표 선거에 나선 이후 '절정'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결국 월간조선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준석이 언론에서 과도하게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스스로 만들고 주장한 이미지가 미디어를 통해 확산됐기 때문이지 하나씩 뜯어보면 앞뒤게 맞지 않는 말이거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결론이다.
▲ 2022년 10월호 월간조선 기사
지난 대선 국면에서는 이준석이 김종인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다 실패하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며 잠적한 것을 두고 월간조선은 '1차 가출'이라고 표현하며 이러한 이준석의 가출 때문에 대선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월간조선은 “듣고, 보는 이를 진저리치게 할 정도로 지금까지 이어진 이준석씨의 '갈등 유발' '말싸움'은 그만의 '생존 방식'이고 '성장 전략'”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한결같은 방식으로 정치적 몸집을 키워온 이씨가 앞으로도 같은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까. 그걸 국민의힘 지지층과 국민이 용인할까”라고 지적했다.
앞서 2022년 8월21일 주간조선도 <“배려만 해달라할 뿐, 비전이 없다”… 청년정치 향한 정치권의 돌직구>란 기사에서 이준석 정치의 한계를 지적했다. 주간조선에 따르면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준석 전 대표가 “어젠다를 발굴하고 공론화하는 능력을 못 보여줬다”고 평가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준석이 중징계를 받고 해임되는 과정에 대해 “사사건건 극언으로 대응한 것은 크나큰 잘못”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정치가 자기 어필(appeal)이라고 생각하는 청년 정치인이 많다”며 “언론 인터뷰는 열심히 하고 소셜미디어 활동은 활발히 하면서 정치 활동은 거의 안 하는 정치인이 어디 있나”라고 했다.
한편 최근 한겨레21이 대선 후보들이 출마 선언한 시점부터 지난달 25일 오전까지 게시한 글 150여개를 모아 '구조적 토픽 모델링'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각 후보가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산업',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김문수',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노동'으로 나타났다. 이재명·권영국 후보는 자신의 정책 지향을 강조했고, 김문수 후보는 자기 이름 알리기에 집중했는데 이준석은 이재명 공격에만 치중했다는 뜻이다.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때 보수언론의 분석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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