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탄핵 반대 무효화'에 윤상현 "당 정체성 흔드는 자기 부정"... 한동훈 "우리 당 정체성은 계엄 저지"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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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며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
ⓒ 사진공동취재단 |
국민의힘이 6.3 대선 투표일을 하루 앞둔 2일까지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씨 탄핵을 둘러싼 이견으로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윤씨가 극우 인사인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지지 뜻을 밝힌 것을 놓고도 속앓이를 하는 등 '윤석열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모습이다.
당내 대표적인 윤석열 옹호론자이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이날 김용태 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채택 무효화' 입장에 대해 "당의 뿌리와 정체성이라는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윤석열 옹호 윤상현 "탄핵 반대 무효화는 자기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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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월 29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상현 의원. |
ⓒ 공동취재사진 |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은 윤 전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방패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켜내기 위한 마지막 방어선이었다"라며 "당시 당 소속 의원들이 고심 끝에 숙의를 거쳐 내린 판단이었고, 그 결정의 배경에는 보수정당으로서의 책임, 체제 수호의 가치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깃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지금 와서, 당내 논의조차 없이 비대위원장의 판단만으로 '무효화'를 선언한 것은 당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자기부정이자 혼란과 분열을 자초하는 길"이라며 "선거만 바라보며 정체성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 당의 뿌리마저 흔들리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혼란과 분열이 아니라 보수정당다운 중심과 품격 그리고 책임 있는 리더십"이라며 "정당이 스스로 바로 서지 못하면 어떤 메시지도 국민 앞에 바로 설 수 없고 정당의 자기부정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분열이다. 뿌리가 흔들리면 나무가 쓰러진다"라고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겨냥했다.
그러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 하루 전날인 오늘, 선대위원장 윤상현 의원이 국민의힘의 뿌리와 정체성이 불법계엄한 윤석열 탄핵 반대라고 했다.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은 불법계엄을 막은 당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정체성은 불법계엄 옹호가 아니라 불법계엄 저지다. 그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의 당론은 당헌당규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해야 하며,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결 등 국가 사법부의 결정은 당론을 결정하는 불가역적인 판단 근거"라며 "따라서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과에 따라 지난해 당이 대통령 탄핵반대 당론을 채택했던 것은 무효화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대통령 탄핵반대 당론을 바로잡겠다. 의원총회에서 총의를 모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공식화하겠다"라며 "탄핵에 찬성했던 국민이나, 탄핵에 반대했던 국민 모두 각자의 진정성과 애국심이 있었다는 것을 정치권은 정치적 견해의 다양성과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김문수 지지 놓고도 속앓이... 주호영 "가만히 있는 게 도움"
국민의힘 내에서는 지난달 31일 극우 인사인 전광훈 목사 주도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집회에서 김문수 후보 지지 메시지를 대독하게 한 윤석열씨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아직도 자기를 지지하는 국민이 많은 줄로 아는 것 같다"라며 "가만히 있는 게 도움이 된다는 여론이 많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이 오히려 이재명 후보를 돕고 있다. 느닷없는 계엄으로 탄핵 당해 재·보궐선거가 생겼다. 기다렸으면 이재명 대표가 재판받고 출마도 못 했을 수가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이재명 후보를 엄청나게 도왔다"라며 "자꾸 선거에 우리 후보를 도우려고 하는 그런 모양새가 우리 당이 계엄과 단절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국민들에게 주어서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도 전날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였지만 사실상 출당"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시기 바란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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