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산은 부산 이전 요구 덮기 위한 얄팍한 술수, ‘공약 코스프레’" 질타
6·3대선을 이틀 남겨둔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해양수도 부산에 동남투자은행(가칭)을 설립하겠다”고 천명했다. 이 후보는 전날에는 “민주당이 시작한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민주당이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약속도 했다. 이날 오후 울산과 부산 유세를 앞두고 PK(부산 울산 경남) 현안을 적극 언급하며 표심 구애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동남투자은행의 경우 내용면에선 산업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산은 부산 이전을 민주당이 반대한다는 점 때문에 PK 표심을 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반전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선거를 이틀 앞두고 ‘험지 공략’에 나선 1일 고향인 경북 안동시의 웅부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SNS에 PK의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기계산업 등이 자금 조달,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진단하며 “부울경 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동남투자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정책 기금을 운용해 PK 주력 산업에 투자 및 융자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동남투자은행은 5극 3특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핵심인 메가시티 조성에 꼭 필요한 지역 기반 정책 금융기관”이라며 “국가 지원과 지역 연계를 바탕으로 부울경과 동남권의 금융 기능을 보완하고, 지역 산업경제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3조 원 규모의 초기 자본금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공동 출자로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해양금융으로는 북극항로를, 산업금융으로는 동남권 제조업 벨트의 산업 대전환을 주도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는 “동남투자은행 설립은 구여권 인사도 검토했던 현실적인 안”이라며 “해양수도 부산에 들어설 동남투자은행은 갈등만 키우고 진전 없이 반복된 산업은행 이전 논란을 넘어서, 해양·산업금융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청년 일자리 확대까지 실현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에는 “현대건설이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은 유감스럽다”며 “(가덕도신공항은)단순한 지역 SOC(사회간접자본)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된 핵심 국책사업이다. 민주당이 시작한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민주당이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021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3년이 지난 작년 10월에 돼서야 사업자가 정해졌고 그마저도 다시 중단위기에 빠졌다. 부산 시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사업자를 찾는 일부터 시작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온전히 새 정부의 책임이 된 셈이다. 문제가 뭔지를 찾고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진정성 없는 공약 코스프레”라고 반발했다. 당 중앙선대위 박성훈(부산 북을) 대변인은 “이 후보는 부산 시민들이 오랜 시간 간절히 염원해온 ‘산업은행 부산 이전’ 요구는 묵살한 채, 실체조차 모호한 ‘동남투자은행’을 꺼내 들었다”며 “산업은행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떤 실익이 있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도 없는 무책임한 말 잔치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그는 “해수부 부산 이전, HMM 본사 부산 이전에 이어, 부산 기만 공약 3부작의 완결판”이라며 “민간 기업인 HMM 부산 이전은 직원들의 반발로, 해수부 부산 이전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어 추진이 어려운 가짜 공약이다. 정책의 현실성과 실행 가능성은 외면한 채, 부산을 대선 유세용 말판쯤으로 취급하는 행태는 부산 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이 후보가 산은 부산 이전 문제에 대해 “갈등만 키우고 진전 없이 반복된 산업은행 이전 논란”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부산 시민이 수년간 염원해온 요구를 ‘갈등’과 ‘논란’으로 폄훼하는 위선적인 변명이다.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산은 이전 법안 처리에 끝내 협조하지 않았고, 심지어 반대 논리를 앞장서 펼쳐 지금의 공전을 만든 주범인데도 사과는커녕 유체이탈식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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