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SKT 다음달 영업재개 시점 공격적인 가입자 탈환전 예고
②단통법 폐지로 번호이동 시장 대접전
③가장 얇고 가벼운 갤Z폴드7 출시 시점 맞물릴 듯

[서울=뉴시스] 이주영 수습 기자 = 23일 삼성전자의 '갤럭시 S25 엣지'가 정식 출시됐지만, 신규 영업이 중단된 SK텔레콤 대리점은 휴대전화 개통이 아닌 유심을 교체하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2025.05.23. zoo@newsis.com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올 여름 사상 유례없는 단말기 보조금 대란 불 붙는다.

SK텔레콤의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잠잠했던 이동통신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KT와 LG유플러스가 보조금 정책으로 반사이익을 노리고 나섰다. 보조금을 앞세운 가입자 쟁탈전은 SK텔레콤의 신규 영업이 재개되면 본격적으로 불붙을 전망이다. 41만명 넘게 가입자가 순감한 SK텔레콤이 원상회복을 위해 강도 높은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음 달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폐지되고,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출시까지 예정돼 있어 올 여름 통신시장은 10년 만의 보조금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T 가입자 이탈에…갤S25·아이폰16 보조금 80만원대로 껑충

3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를 발표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9일까지 SK텔레콤을 이탈한 가입자는 46만634명에 달한다. 이는 알뜰폰을 제외한 수치로, 전체 이동 규모는 이보다 더 클 수 있다.

KT로 25만8488명, LG유플러스로 20만6146명이 이동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에서 SK텔레콤으로 유입된 가입자는 5만2688명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은 41만1946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해킹 사고에 불만을 품은 SK텔레콤 가입자들을 겨냥해 과감한 보조금 정책을 펼쳤다. ‘유심 번호이동’에 별도 지원금을 책정하고 갤럭시S25 시리즈와 아이폰16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최대 70만원으로 올렸다.

유통망에서 지급하는 추가지원금까지 합치면 총 보조금 규모는 80만원을 웃돈다. 구형폰이 아닌 최신 스마트폰에 이같은 규모의 지원금 정책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모든 요금제에서 선택약정(25% 요금할인) 혜택보다도 조건이 더 유리하다. 

SKT 영업재개 기점, 보조금 경쟁 격화될 듯

SK텔레콤도 지난 25일부터 반격에 나섰다. 갤럭시S25 시리즈와 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의 공시지원금을 각각 70만원, 6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추가지원금을 더하면 모든 요금제에서 선택약정보다 실질 혜택이 크다. 

SK텔레콤은 판매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도 대폭 올렸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전국 2600개 대리점에서는 신규·번호이동 가입자 유치가 중단된 상태지만, SK텔레콤은 판매점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유통망 차원의 보조금 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당초 사고 이전까지만 해도 시장 전반적으로는 지원금 경쟁 자제를 통한 안정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으나, 해킹 사고 이후 번호이동 시장이 출렁이며 국면이 급변했다.

이통3사의 보조금 경쟁은 SK텔레콤의 영업 중지 조치가 해제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전망된다.

SK텔레콤이 가입자 회복을 위한 전면적인 마케팅 드라이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해 10년 치에 달하는 가입자가 순감하면서, 점유율 40% 선 붕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만큼 과감한 보조금 정책과 판매장려금 인상 등 그간 억눌렸던 마케팅 수단을 총동원해 잃어버린 가입자 탈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SK텔레콤에 맞서 출혈 경쟁을 감수하면서까지 보조금 경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단통법 폐지에 폴더블 신작까지…10년만 보조금 대란 변수

올 여름 이동통신 시장의 결정적 변수는 오는 7월로 예정된 단통법 폐지와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출시다.

2014년 10월 시행된 단통법은 이통사들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제재해 왔다. 하지만 단통법 폐지 이후에는 보조금 지급이 자유로워지면서 이통3사의 마케팅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작 샐럭시Z플립7·폴드7 출시는 보조금 경쟁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통3사가 신작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마케팅 총력전을 펼칠 수 있어서다. 단통법 폐지와 맞물려 이번 신작은 통신시장 경쟁의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에 단통법 시행 이전 발생했던 보조금 대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말기 구매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어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신 스마트폰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경쟁에 시동이 걸린 상황"이라며 "SK텔레콤 영업 재개 이후 단통법이 폐지되고 새로운 폴더블폰 출시가 맞물리면 이통3사가 가입자 유치를 위해 보조금 경쟁에 적극 뛰어들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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