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웹툰] 조직의 전설, 복수의 광장에 다시
[파이낸셜뉴스] '전설'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가슴을 울렁이게 만든다. 특히 그 전설이 홀연히 사라졌다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다시 돌아왔을 때의 전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웹툰 '광장'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15년 전,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전국 건달 조직의 순위를 가렸던 '광장 결투'의 압도적인 승자, 봉산파의 남기준. 그는 모두에게 '군계일학'으로 불리며 조직을 거대한 회사로 성장시켰지만, 홀연히 은퇴해 절름발이로 살아간다.
그러나 조용하던 그의 삶은 동생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송두리째 흔들린다. 봉산파 세력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소식에, 15년 전의 전설은 다시 복수의 광장에 홀로 서게 된다. 그의 복수는 단순한 개인의 복수를 넘어, 서울의 패권을 둘러싼 두 조직의 피비린내 나는 대립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광장'은 네이버웹툰에서 2020년 9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연재된 63부작 액션 느와르물이다. '광장'의 가장 큰 강점은 액션신의 현실감과 연출컷이다. 화려한 무술 대신 실제 싸움의 거칠고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내며, 컷마다 이어지는 부드러운 흐름과 강한 임팩트는 느와르 장르의 매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두운 골목에서 절름발이 주인공이 다수를 상대하는 장면은 마치 한 편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아저씨', '본 시리즈' 같은 명작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하지만 '광장'은 단순히 때려 부수는 액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주인공 남기준은 청소년 범죄자들에게 던진 "네가 아무리 잘 되어봤자 그게 내 모습이다"는 한 마디는, 작가의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폭력과 복수를 넘어선 인생과 선택, 그리고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셈이다.
두 조직의 첨예한 대립,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서사, 그리고 남기준을 둘러싼 인물들의 변화는 느와르 장르의 진수를 보여준다. 과거 조직의 우두머리였던 인물들이 현재는 기업의 대표로 변모한 모습, 그럼에도 여전히 과거의 위계질서가 잔존하는 관계 설정은 어디선가 본듯한 함에도 시선을 끈다. 그것은 단순한 싸움 이야기가 아닌, 조직과 인간의 내면, 그리고 시대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해냈기 때문이다.
한편, '광장'은 오는 6월 넷플릭스 시리즈로도 공개된다. 주인공 기준 역에는 소지섭이 캐스팅됐다. 원작의 누아르 감성과 현실적인 액션이 소지섭 배우 특유의 카리스마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소지섭 외에도 안길강, 허준호, 공명, 추영우 등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합류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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