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20주년 생방송 흥행…팬덤 플랫폼 가능성 입증
실시간 소통 강점 살려 유료 '프라임 콘텐츠' 수익화 주목

[서울=뉴시스] 방송인 박명수, 정준하는 29일 오후 8시 네이버 치지직 '무한도전' 채널에서 '없는 게 없는, 무한도전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사진=M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동시) 시청자 3만명 넘으면 미방분 풀겠습니다."

지난 29일 오후 네이버 치지직에서 진행된 '무한도전' 20주년 기념 생방송이 화제다. 방송인 박명수, 정준하가 출연한 이 방송에서 팬들을 위해 미방송분을 풀겠다며 시청자 모객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 코리아(LCK) 등 다른 방송을 시청하던 이용자들이 '무한도전' 방송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전진 등도 출연하면서 누적 시청자 수 24만2000명을 기록했다. '무한도전' 등 예능 콘텐츠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치지직은 이러한 실시간 팬덤 콘텐츠 흐름을 바탕으로 스포츠·공연 등 유료 프리미엄 콘텐츠도 선보이며 수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서울=뉴시스] 네이버가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 스포츠, 공연 등을 실시간 방송하는 유료 서비스 '프라임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30일 밝혔다.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스포츠·공연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하는 '프라임 콘텐츠'를 도입했다. 스트리머는 프라임 콘텐츠를 기존 '같이보기'처럼 활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유료 구매 후 실시간 채팅과 스트리머 해설,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치지직은 첫 번째 프라임 콘텐츠로 SPOTV와 협력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주요 경기를 제공한다. SPOTV는 이날 탬파베이 대 휴스턴 경기를 실시간 중계했고 치지직 이용자는 2200원을 내면 해당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네이버는 향후 스포츠 외에도 현장감이 중요한 콘서트, 예능, 팬미팅 등 다양한 실시간 콘텐츠로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치지직의 '프라임 콘텐츠' 모델은 트위치 '워치 파티'와 유사한 구조를 갖는다. 아마존 산하 트위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가입자를 대상으로 스트리머와 콘텐츠를 함께 시청하며 채팅하는 기능을 2020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제공해 왔다. 이 기능은 당시 스트리머의 구독자 수 증가와 평균 시청 시간 확대에 기여하며 플랫폼 광고·구독 수익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일정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치지직도 스트리머가 콘텐츠를 해설해거나 재가공하며 방송 소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지만 회차 단위 유료 결제 방식을 활용한 게 차별점이다. 이용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스트리머와 함께 콘텐츠를 즐기는 동시에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그 수익은 스트리머, 플랫폼, 콘텐츠 제공자 모두에게 분배되는 구조다.

[워싱턴=AP/뉴시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2회 말 수비하고 있다. 이정후는 이날 4타수 1안타로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고 팀은 3-2로 승리했다. 2025.05.25.

치지직이 이번 유료 콘텐츠를 실질적 수익 모델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트리머 입장에서는 정식 라이선스를 통해 방송할 수 있는 만큼 프라임 콘텐츠가 방송 소재 확보 측면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이정후, 오타니 쇼헤이 등 인기 메이저리그 스타 경기를 치지직에서 전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예능, 스포츠, 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프리미엄 콘텐츠가 공급되면 스트리머가 일상 방송 외에 새로운 콘텐츠 포맷을 실험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6개 대륙의 클럽 간 컵 대회 우승 팀과 개최국 1부 리그 우승 팀이 참가하는 대회 'FIFA 클럽월드컵'도 차기 프라임 콘텐츠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중계권 계약 등 여러 이유로 최종 제공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미 네이버 치지직 리더는 "이번 프라임 콘텐츠는 양질의 콘텐츠를 사용자의 취향과 시청 맥락에 맞춰 더욱 풍부하게 즐기고자 하는 수요에 응답하는 시도"라며 "치지직은 향후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콘텐츠 생산·소비 문화가 견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플랫폼 차원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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