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이라 말 안해" "방탄조끼 안입어"…친윤-친한 다시 충돌
MSMT, 북-러 군사협력 사진 15장 공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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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삐쩍 말라서"…노동운동의 전설 '김문수식 유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하는 특유의 농담이 있다고?
-맞아.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수도권 중심으로 투표를 독려했는데, 유세마다 '김문수식 유머'가 빠지지 않았어. 김 후보가 인천 부평 문화의거리 유세에서는 시민들에게 "잘못된 방탄 괴물 독재를 누가 막을 수 있냐"고 묻자 "김문수"라는 답이 돌아왔어. 그러자 그는 웃으며 "저는 삐쩍 말라서 못 막는다"며 "여러분만이 막을 수 있다"고 말했지. 지지자들은 "2번" "김문수 대통령"을 외치며 박수를 보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저격할 때도 유머를 섞어 비꼬는 경우가 있더라.
-응. 김 후보는 곳곳에서 "선거 때가 되니까 괜히 와서 약속하는 거 아니냐 의심하는 분들이 있다"며 "저 김문수는 결혼한 뒤에 어디 나가서 총각이라고 말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어. 이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을 저격한 말인데, 현장에 있는 시민들은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리더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나는 방탄복을 입지 않았다"며 선거복 단추를 열어 보이고 있다. /박헌우 기자
퍼포먼스도 마찬가지야. 유세복 단추를 풀고 안에 있는 하얀색 티셔츠를 보이며 "저는 방탄조끼 입지 않았다"고 강조했어. 이 후보의 방탄유리 유세를 겨냥한 거지. 흰 티셔츠 안에 써진 글씨는 유세마다 달랐는데, 29일 유세 때는 '가족 사랑꾼'이었어.
-단순히 웃기기만 하진 않잖아?
-맞아. 김 후보는 "우리가 정말 냉정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며 이 후보의 재판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을 정색하고 지적했어. 약 30분간 이어진 유세에서 김 후보의 발언을 지지자들이 주의 깊게 들은 건, 이런 강약 조절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싶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 태화 백화점 앞에서 열린 '필승으로 이어질, 부산의 함성' 집중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화 나도 속으로 삭혀라"…현장서 감지된 국힘 파열음은?
-반면 당내에서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계파갈등이 다시 드러났다며?
-경선과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생겼던 갈등이 점차 봉합되는 줄 알았건만 또다시 당내 파열음이 나왔어. 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적극 나선 친윤(친윤석열)계 윤상현 의원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자 친한(친한동훈)계 중심으로 반발했어. 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 이후 조금씩 거리를 두고있던 중 당 스스로 '도로윤석열 당'을 택했다는 지적이야.
-그래서 친한계는 실제로 선거운동을 중단했어?
-그렇진 않아. 대표적 친한계인 조경태 의원은 지난 27일 윤 의원 임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다음날인 28일 부산 집중유세 현장에 나왔더라고. 당의 불완전한 원팀 분위기는 현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어. 조 의원이 유세 무대에 올라 연설을 시작하자 한 지지자가 그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어. 그랬더니 옆에 있던 다른 지지자들이 "지금은 참아야 할 때다. 화가 나도 속으로 삭히라"라면서 맞받아치더라고. 당 내부만큼이나 지지자들도 하나로 뭉치지 못하는 모습이 드러난 거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6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에서 열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노원·도봉·강북 집중유세 현장을 찾아 김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그래서 윤 의원 임명은 철회 된 거야 안 된거야?
-당과 후보 측은 서로에게 입장 표명을 미루는 듯한 모습을 보였어. 먼저 김 후보 측 이충현 대변인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해 "당에서 진행하는 일이라 후보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어. 반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그 부분에 관해서 전혀 아는 사실이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해 답변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했어.
박수민 선대위 뉴미디어콘텐츠 단장은 30일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짧은 해프닝"이라며 "윤 의원이 선대위에서 내려왔다"고 설명했어. 그러나 '공식발표 나온 것을 못 봤다'는 사회자 지적에 "돌아가서 확인하겠다"라며 "저희는 다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식 확인을 해야 한다"고 답했어.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이 지난 29일 발간한 첫 보고서의 주제는 '북러 군사협력'이었다. 사진은 북러 군사 밀착을 뒷받침하는 MSMT 자료 사진들. /MSMT 보고서 갈무리
◆사진 15장에 드러난 '북러 밀착'…빙산의 일각?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이 북러 군사협력을 주제로 첫 보고서를 냈다고?
-응. MSMT는 지난해 4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해체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북한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대체 기구야. 한국, 미국, 일본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이 참여하고 있지. 이번에 첫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그 주제가 북러 군사협력이었던 거야.
-MSMT는 총 15장의 사진을 통해 북러 군사 밀착에 쐐기를 박았어. 먼저 러시아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북한에 총 49차례 화물선을 보내면서 900만발의 포탄을 받았다고 해. 북한도 43차례나 러시아로 화물선을 보냈는데 병력 등이 운반된 것으로 보여. 항로는 러시아 보스토치니항과 북한 나진항이었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정상회담을 가진 모습. /AP. 뉴시스
-실제로 두 항구에서 양국 간 화물선이 포착됐네. 또 어떤 사진이 있어?
-북한 170㎜ 자주포가 러시아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되는 사진이 있어. 또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발견된 북한제 다연장로켓포(왼쪽)와 9M113 대전차미사일 사진도 있지. 이밖에 우크라이나에서 수거된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화성-11A)의 잔해부터 북한식 달력 표기법인 '주체력'이 적힌 미사일도 확인할 수 있어.
-뿐만 아니라 전투에 나서기 전 러시아 현지에서 훈련을 받는 듯한 북한군 사진도 확인할 수 있어. 지난해 10월 16일 찍힌 사진인데 약 400명가량으로 추정되더라고. 같은 날 러시아 하바롭스크 군사 시설에서도 240여 명의 북한군을 추정할 수 있었다고 해. 게다가 러시아 항공기 IL-76이 북한 순안 공항에서 관측되거나, 러시아가 북한에 이동식 방공시스템 '판치르'를 제공한 내용도 있어. 드러난 사실이 이 정도라면 실제 양국 간 협력 규모는 어마어마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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