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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을 국회에서 제명시키는 징계안을 제출한 것과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5.30/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설화가 6·3 조기대선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이준석 후보가 지난 27일 TV토론에서 여성 신체 부위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더불어민주당 등은 이준석 후보에 대한 의원직 제명 시도에 나섰다. 유시민 전 이사장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아내 설난영 여사를 비하한듯한 발언은 보수진영의 공격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3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의원직 제명 시도에 대해 "이재명 유신독재의 출발을 알리는 서곡과도 같다"며 "이 싸움은 전선이 분명하다. 이재명 같은 독재자, 유시민 같은 궤변론자, 김어준 같은 음모론자와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권과 민주주의를 전매특허처럼 여기는 세력이 상대의 인권을 짓밟는 일은 예사로 알고 약자를 비하하고 조롱하고 계층과 세대로 대한민국을 갈라놨다"며 "그런 세상을 만들어놓고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정치인을 오히려 '갈라치기 한다'고 몰아세우는 책임 전가 세력과의 전면전"이라고 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소속 의원 일부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TV 토론에서 한 혐오발언 논란과 관련, 이 후보에 대한 국회의원 징계안을 발의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가 역공에 나선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부터),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5.27/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후보의 발언 논란은 당초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이 후보 득표율의 발목을 잡을 결정적 실책으로 부각됐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준석 후보의 발언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는 등 공세 수위를 계속 높이면서 논란이 장기화됐다.
일각에선 이준석 후보를 향한 민주당의 과도한 대응이 도리어 해당 발언의 소재가 된 이재명 후보의 가족리스크를 부각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논란이 장기화되자 국민의힘도 29일 '이재명 가족 비리 진상조사단'을 뒤늦게 구성하며 가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30일 오후 강원 원주시 반곡동 원주행복마당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30/사진=뉴스1 /사진=(원주=뉴스1) 이재명 기자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이준석을 키워주고 있는 것"이라며 "이준석은 잃을 게 별로 없지만 이재명은 잃을 게 많은 부자 후보다. 이 이슈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면 누구에게 더 불리하겠나. 당연히 이재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쪽에선 가족 이슈를 부각하지 않으려고 김혜경 여사도 행보를 최대한 안 하면서 노력했는데 막판에 이준석이 질문을 던진 데 대해 민주당이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을 해버려 되돌아가기도 어려워진 국면"이라며 "이준석은 계속 포인트를 얻어가고 이재명은 포인트를 잃어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후문에서 대학생들이 유세를 펼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를 향해 혐오 발언 규탄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05.30. /사진=뉴시스 /사진=추상철
한편 유시민 전 이사장은 설난영 여사에 대해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 자리에 있어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비난해 여성, 노동자, 학력 등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보수진영은 진보진영의 이중성, 위선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맹공에 나섰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이재명 후보는 이번 논란으로 남은 기간 어떤 캠페인을 해도 지지율 상승모멘텀을 만들긴 어렵게 됐다. 거기다 유시민 논란까지 터졌다"며 "그간 진보성향을 드러냈던 권영국 후보도 TV토론에서 이준석의 질문에 얼버무리면서 진보의 이중성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홍 소장은 "이재명 후보의 형수 발언은 국민들이 이미 다 알고 여론에 반영이 됐는데 이번 문제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가 이렇게 되니까 충성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은 주춤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율이 오늘 오후 2시부터 주춤해져 지난 대선보다 낮아지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이재명 후보 측의 도덕성 문제가 능력과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덜 드러나고 있다가 막판에 부각된 측면이 있다"며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로 논란이 확산하면서 사전투표가 주춤해지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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