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 ‘이 별에 필요한’ 30일 공개
라프텔 최근 공개 ‘붉은여우’도 웹툰 원작
팬심 두텁고, 긴 콘텐츠 소비주기 강점
네이버·카카오도 IP 기반 애니메이션화 전략 박차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토종 애니메이션’ 제작에 잇따라 참여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이 OTT 업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 최초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는 30일 한국 최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을 공개했다. 제작은 넷플릭스와 ‘DP’와 ‘지옥’을 함께한 한국의 클라이맥스 스튜디오가 맡았다.
넷플릭스는 이미 2022년 12월 공개한 네이버웹툰 원작 ‘외모지상주의’가 공개 첫주 글로벌 순위 8위를 기록하며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잠재력을 확인한 바 있다. 이후 공개한 카카오웹툰 원작의 ‘나혼자만 레벨업’도 넷플릭스에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기업 애니플러스(310200)의 애니메이션 OTT 전문 플랫폼 자회사인 라프텔도 지난 20일 오리지널 콘텐츠 ‘붉은여우’를 공개했다. 붉은여우는 하마 작가가 네이버웹툰과 KT(030200)의 케이툰, 카카오페이지, 리디 등에 연재했던 웹툰을 기반으로 라프텔이 직접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흥미로운 점은 라프텔이 대규모 예산 없이 매니아층을 타깃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라프텔은 이번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 작년부터 세로형 콘텐츠를 만들어서 소비자 반응을 살폈고, 제작역량을 집중해 붉은여우를 제작했다.
OTT 업계는 물론 토종 플랫폼들도 한국 웹툰 IP(지식재산권)를 바탕으로 한 성인 애니메이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 경험을 쌓으면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드라마나 영화에 비해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파급력이 크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콘텐츠의 소비 주기가 길고, 팬들의 충성도가 높아서 굿즈 사업 등 2차 파생 수익 창출 가능성도 크다. 실제 라프텔은 애니메이션만 주로 볼 수 있지만 4월 와이즈앱·리테일 기준 83만명의 월간사용자를 기록하며 OTT 순위 7위를 기록했다. 하나의 OTT앱만 사용하는 단독 사용자 비율은 46%로 넷플릭스(48%)에 이어 2위다.
라프텔 오리지널 ‘붉은여우’(사진=붉은여우)
이에 네이버, 카카오엔터 등도 IP를 활용해서 애니메이션 제작 등에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웹소설 원작의 나혼자만 레벨업은 최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크런치 시상식에서 9개부문 상을 휩쓸었다. 아쉬운 점은 한국 IP지만 국내 회사 아닌 일본 A-1픽쳐스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는 점이다.
네이버도 신의탑, 갓오브하이스쿨, 기기괴괴성형수, 여신강림, 유미의세포들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성공했다.
이외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이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되고, 한국의 모팩스튜디오가 만든 국내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는 북미에서 상영돼 8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며 흥행을 만들어냈다.
애니메이션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뽀로로, 핑크퐁, 하츄핑 등 키즈 애니메이션에 강점이 있는데,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관련 콘텐츠 소비가 늘고 있다”며 “관련 시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어서 정부의 지원까지 뒷받침 된다면 성인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도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