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마치고 전날 토론회에서 여성의 신체를 묘사하며 젓가락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한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5.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3차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한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소아·청소년의 올바른 성 인식을 확립하기 위해 그의 발언 장면이 유튜브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차단해야 한다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권고가 나왔다.
30일 박양동 대한소아청소년행동발달증진학회 이사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준석 후보의 해당 발언은 매우 적절치 않았다"면서 "TV 토론을 생중계로 지켜본 성장기 아이가 여성 신체 비하 내용을 한 번 접한다고 해서 성 인식에 지장을 주지는 않겠지만, 유튜브에서 해당 발언 영상을 확대 재생산하는 건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에 대한 인식, 성 인지 감수성은 사춘기 때 만들어지지만 성 관련 환경에 빨리 노출되면 사춘기 이전인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 그는 "잘못된 성 인식은 생중계 한 번으로 완성되지 않지만, 잘못된 성 인식을 갖게 하는 유해 환경에 장기간 반복해서 노출되면 큰 문제"라면서 "생중계 당시 일회성 발언보다 유튜브 등의 영상과 관련 뉴스 댓글 등이 확대 재생산하는 게 아이에게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당시 생중계를 온 가족이 지켜봤을 때 아이가 해당 발언에 대해 궁금해하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는 게 현명할까. 이에 대해 박양동 이사장은 "'비정상적인 사람이 비정상적으로 행동한 것이다. 표현의 방법이 적절치 않았다. 저렇게 말하면 안 된다'라며, 팩트 그대로 아이에게 이야기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개력신당 당사 앞에서 '대국민 언어 성폭력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 사진에 비판 문구를 붙이고 있다. 2025.5.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성장기에 성폭행·성추행 같은 성적 학대를 당했다면 트라우마가 평생 남을 수 있다. 이런 아이의 5~10%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행할 수 있다. 박 이사장은 "물론 어릴 때 성적 학대, 폭행 등으로 생긴 트라우마와 PTSD는 평생 회복되기가 매우 힘들고, 대인 기피증, 불안감, 우울증 등 후유증도 크다"면서도 "이번 문제의 발언은 꼭 이런 사람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피해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지난 27일 오후 진행된 제21대 대통령 선거 초청 후보자 3차 토론회에서 "올해 4월 고등학교 폭력사건 당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했던 욕설인데 중요 ○○를 찢겠다고 했다. 누가 만든 말인가"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를 향해선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여쭤보고 싶은 게 만약에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서 얘기할 때 '여성의 ○○에 ○○○을 꽂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이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는가"라고 물어 논란을 일으켰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준석 후보는 3차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있었던 여성 신체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제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표현의 수위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30일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장남인 이동호 씨의 음담패설·불법도박 의혹 등을 제기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의원직 제명'까지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 보복'이라며 맞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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