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열어 “젓가락, 李아들 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TV토론 당시 여성 신체 부위 언급에 대한 입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 의혹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29일 이른바 ‘젓가락 발언’ 논란과 관련해 “해당 표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장남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을 순화해서 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 가족의 안 좋은 모습을 검증한 데 대해서 물타기, 메신저 공격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이준석 후보가 지난 27일 후보 TV 토론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여성의 신체 일부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한다면 여성 혐오냐”라고 질문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 과거 인터넷 도박 사이트 게시판에 올렸다고 알려진 댓글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분당서 지지 호소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 가족에 대한 검증 문제를 제기한 저에게 집단 린치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뉴스1
성비하 표현을 여과 없이 전달한 이 발언은 논란이 됐고, 이준석 후보는 28일 “발언에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다음 날인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진실을 덮으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맞서겠다”면서 강공으로 나왔다. 그는 이재명 후보 아들 실명을 언급하며 그가 작년 11월 수원지법에서 상습도박 혐의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벌금 50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자 가족에 대한 검증은 공적 책임의 연장선인데 문제를 제기한 저에게 혐오의 낙인을 찍는 집단 린치가 계속되고 있다”며 “굴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날 밤 개혁신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심야 회의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권력자 가족에 대한 의혹 제기를 찍어 누르려는 것에 굴복해선 안 된다” “민주당이 이 후보 발언을 ‘창작물’이라고 오도하며 넘어가려는 것에 저항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이준석 후보가 TV 토론에서 상대 후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그 가족을 공격하기 위해 ‘성적 혐오’를 일으킬 내용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도 이날 “성폭력을 비판하기 위해 성폭력을 자극적으로 전시해야 하나.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막말을 전시하는 이준석의 나라는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이준석 후보의 TV 토론 발언으로 인권 침해를 당했다”는 진정이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공방에 대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 하도 할 말이 많아서 아들에게까지 특별한 관심을 두기에는 시간상 허락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도 공세를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29일 ‘이재명 가족 비리 진상 조사단’을 구성하고 “이재명 후보 장남은 총재산을 390만원으로 공개했지만, (장남의) 공소장에 따르면 도박 규모가 2억3200만원에 이른다”면서 “도박 자금의 출처를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힐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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