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이재명·김문수에 비해 지지강도 가장 약한 지지층 형성... '노이즈마케팅 효과' 어디로 튈지 주목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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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발언 인용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 남소연 |
21대 대선 사전투표가 29일 시작된 가운데 닷새 남은 선거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마지막 변수는 3차 대선 TV 토론에서 생중계 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여성 신체에 대한 성폭력 묘사 발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은 사실상 소멸된 반면, 이준석 후보의 발언에 대한 파장은 사흘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가족(아들)에 대한 검증을 목적으로 한 발언이었지만, 이 마지막 변수의 직접적 영향권은 이준석 후보일 수밖에 없다. 논란의 발언을 한 당사자로서 비판 여론을 맞는 것과 별개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 지지층보다 이준석 후보 지지층의 지지 강도가 더 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21대 대선 여론조사공표금지기간(5월 28일~6월 3일) 직전 실시해 지난 28일 발표된 여론조사 중 각 후보에 대한 지지 강도를 조사한 내용들을 살펴본 결과다(이하 후보 호칭 생략).
전화면접조사 2곳 모두 이준석 지지층 41% 이상 후보 변경 가능
먼저, 여론조사꽃이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11명(응답률 21.9%)에게 무선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으로 지지후보 및 지지강도 등을 조사한 결과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2.2%p).
이 조사에서 대선후보지지도는 이재명 50.3%-김문수 32.7%-이준석 9.4%-권영국 0.9% 등으로 조사됐다. 연령별 응답을 살펴보면, 이준석은 18·19세 포함 20대(28.7%)와 30대(18.1%)에서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특히 여론조사꽃은 연령과 성을 교차해서도 지지도를 구분했는데, 이준석은 20대 여성에서 9.2%, 30대 여성에서 8.2%의 지지를 받았다.
문제는 지지강도를 조사했을 때 가장 약한 세대가 20·30대라는 점이다. 40대 이상 연령대에서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89% 이상을 기록한 반면, 20대의 계속 지지의향층은 61.4%(지지 변경 가능 38.6%), 30대의 계속 지지의향층은 77.7%(지지 변경 가능 22.3%)로 집계됐다. 성별로 다시 구분하면, 20대 여성의 지지후보 변경 가능 응답은 35.1%(계속 지지 64.9%), 30대 여성의 지지후보 변경 가능 응답은 17.7%(계속 지지 82.3%)로 나타난다.
지지정당·지지후보별로 봐도 이준석에 대한 지지강도가 가장 약하다. 민주당의 90.3%, 국민의힘의 86.8%가 계속 지지의향을 밝혔지만, 개혁신당에서는 계속 지지의향 응답이 57.6%, 지지 변경 가능 응답이 42.4%에 달했다. 이준석 지지층 역시 계속 지지의향 응답이 55.1%, 지지 변경 가능 응답이 44.9%였다. 이재명 지지층(90.8%)·김문수 지지층(86.6%)의 계속 지지의향 응답과 격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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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마치고 백브리핑을 하던 중 한 시민으로부터 전날 TV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적 표현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항의받고 있다. 2025.5.28 |
ⓒ 연합뉴스 |
여론조사꽃 조사만이 아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5~27일 전국 만 1000명(응답률 21.5%)에게 무선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도 유사했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
대선 후보 지지도는 이재명 45%-김문수 36%-이준석 10%-권영국 1% 등으로 조사됐는데, 이준석은 20대(28%)와 30대(22%)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도 20대의 38%, 30대의 23%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40대 이상 연령대 지지 변경 가능 응답은 최소 6%, 최대 12%).
또 개혁신당 지지층의 32%, 이준석 지지층의 41%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7%, 국민의힘 지지층의 13%, 이재명 지지층의 10%, 김문수 지지층의 12%만이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자동응답(ARS) 조사에서도 이러한 경향성은 확인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응답률 10.1%)에게 무선 RDD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지지후보 및 지지강도를 조사한 결과, 이준석 지지층의 지지 변경 응답만이 두 자릿수로 나타났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
이준석 지지층의 계속 지지 응답은 83.5%, 변경 가능 응답은 15.5%였다. 이재명 지지층(5.8%)과 김문수 지지층(9.5%)의 변경 가능 응답과 차이가 있다. 다만 이 조사에서는 개혁신당 지지층의 지지강도(계속 지지 87.4%-변경 가능 12.6%)가 국민의힘(계속 지지 86.4%-변경 가능 11.2%)과 엇비슷했다(민주당은 계속 지지 94.5%-변경 가능 4.6%).
"지지도 10% 중반 위한 노이즈마케팅이나 여성, 청년표 이탈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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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하는엄마들이 28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대선 TV토론 성범죄 발언 단체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3만 7728명의 명단을 모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고발했다. |
ⓒ 이진민 |
다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준석 후보 지지층 이탈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는 이날 YTN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이재명 1위 후보와 맞대결하는 후보는 나다', '내가 2위다'는 식으로 자리매김을 해서 지지도를 10% 중반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그런 강력한 네거티브 형식을 띠는 노이즈마케팅"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더 높아질 수 있겠지만 그 정보 자체를 전파하는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을 한다면 여성표라든지 청년표에서 빠질 수 있어서 손익계산은 나중에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MBC <뉴스외전>과 한 인터뷰에서 "이준석 후보는 설화라고 얘기하지 않고 강공 모드로 가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한 이준석 후보 지지층 결집력 확대될지, 아니면 김문수 후보 쪽으로 (표심이 이동해) 전략적 단일화가 이뤄질 것인지 등에 따라 선거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들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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