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쏟아지자 이재명 아들 과거 도박 문제 공격 나서... 민주당 "낙선 목적 허위사실, 법적 책임 져야"
[박수림, 이승훈 기자]
![]() |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발언 인용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 남소연 |
3차 대통령 후보자 TV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 부위를 언급해 '언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오히려 자신이 "혐오의 낙인을 찍는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제 질문 가운데 어디에 혐오가 있냐"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준석 후보가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해, 과거 법적인 책임을 졌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이미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에게 사과까지 한 아들 문제를 공격하고 있다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과거엔 "가족의 일탈 해당 정치인과 묶어 비판 지양한다"더니...
이준석 후보는 29일 오전 9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년간 우리는 김건희라는 이름으로 참담한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다시 김혜경, 이동호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수는 없다"면서 "해당 표현은 제가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장남 이동호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일부다. 성폭력적인 인터넷 게시글이 여성혐오에 해당하는지 묻는 질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질문을 한 배경으로 "단순한 자극 목적이 아니라 단계적 검증이었다"며 "인권을 이야기하는 (권영국) 후보가 이 같은 표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마땅히 확인해야 했고, 이재명 후보는 가족의 일탈에 어떤 책임 의식을 갖고 있는지 또 확인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후보는 대답을 회피했고, 책임을 외면했다"고 힐난했다.
이재명 후보 가족의 도덕성을 흠집내기 위한 의도를 가진 '언어 성폭력적' 질문을 당사자도 아닌 권영국 후보에게 던지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며 되레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것이다.
이동호씨와 관련된 과거 도박 문제도 다시 끄집어내 공격했다. 이 후보는 "이동호씨는 저급한 혐오 표현 외에도 2년 가까이 700회 넘게, 총 2억 3000만 원의 불법 도박을 저질렀다"며 "이재명 후보가 이를 모르고 있었다면 무관심이거나 무능일 거다. 그런 인물이 과연 나라를 맡을 자격이 있나"라고 했다.
또 "이재명 후보는 이를 신변잡기라며 덮으려 했지만 대통령 후보자의 가족에 대한 검증은 사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 책임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2024년 2월 18일 게시글)에 "문명 사회에서 연좌제에 동의할 사람 없다. 저는 여야를 불문하고 가족의 일탈을 해당 정치인과 묶어서 비판하는 것을 지양해왔다"라고 밝힌 바 있다.
쏟아지는 비판에 "인신 공격""집단 린치" 반발
![]() |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발언 인용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 남소연 |
이준석 후보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는 "민주당, 시민단체, 유튜버들이 총출동해 저를 향한 인신공격에 나섰고, 선거사무소 앞에서는 사퇴를 겁박하는 시위까지 이어졌다"며 "문제를 제기한 저에게 혐오의 낙인을 찍는 집단 린치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식의 눈높이에서 묻는다. 제가 한 질문 가운데 어디에 혐오가 있나. 정말 성범죄자로 지탄받아야 할 이는 누구냐"고 되물었다.
이 후보는 "이것이 이재명 후보가 더욱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되었을 때 우리가 마주할 미래"라며 "표현의 자유, 검증의 의무는 사라지고, 집단으로 가해지는 린치와 권력에 대한 충성만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해 방송과 인터넷 등에서 사실관계를 반대로 뒤집어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게시한 이들은 오늘 오후 2시까지 자진 삭제하고 공개 사과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강력한 민형사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전 국민이 보는 TV토론회에서 해야 하는 발언이었나'라는 질문에 "(표현의 수위는) 역치의 문제"라며 "민주당도 지난 몇 주간 (지귀연 판사의) '룸살롱 논란'을 꺼내며 정치공세를 했다. 그런 것을 공론의 장에서 발언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문제가 되는 단어가 '성기'라고 한다면 (더 순화해) 표현할 경우 '은밀한 부위'라고도 할 수 있었겠지만, 제가 비속어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성기와 젓가락 발언은) 가치 중립적인 단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개개인이 느끼는 바가 다른데 그 역치를 넘어섰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아들 도박 혹독한 수사 거쳐 법적 책임 진 사안, 네거티브 개탄스러워"
![]()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제 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 이희훈 |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준석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한 네거티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승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중앙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해 네거티브에 올인하는 이준석 후보가 개탄스럽다"며 "그가 TV토론에서 했던 발언은 명백한 허위 발언"이라고 했다.
조 대변인은 "이준석 후보의 주장은 과거에 이미 국민이 판단 내린 일"이라며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는 자식 둔 아버지로서 국민 앞에 사과했고, 당사자는 혹독한 수사를 거쳐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아 법적 책임을 졌다"고 설명했다.
더해 "대선을 5일 앞둔 시점에 과거 문제를 들춰내고 (이재명 후보) 낙선 목적으로 허위 사실까지 말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선대위는 어제 이준석 후보를 고발했다. 이준석 후보 선대위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아들에 대한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서울 신촌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엄중한 시기에 내란 극복과 민생 회복에 대해서, 국가운명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라고 일축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7일 TV토론회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 얘기할 때 '여성의 성기나 이런 곳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했다면 이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권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 지금 이런 걸 묻는 취지를 모르겠다"며 답변을 거부했으나 이 후보는 "민주노동당은 이런 성폭력적인 발언에 대한 기준이 없느냐"라고 했다. 이후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TV토론에서 상대방을 비난하기 위해 여성 신체 부위를 필터링 없이 그대로 인용해 발언한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나왔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