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생체 적합도 높은 미니돼지 모델 선봬
T-세포 등 면역결핍..장기 이식 및 재생에 활용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인공혈액 개발을 위한 면역 결핍 미니돼지를 개발했다. 생명연 제공
김선욱 생명연 박사.
국내 연구진이 인공혈액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미니돼지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인간줄기세포 등을 이용해 인공혈액, 인공심장, 인공췌장과 같은 차세대 바이오 인공장기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김선욱 박사 연구팀이 유전체 편집과 형질전환, 체세포핵치환 기술을 적용해 안전한 혈액 공급을 위한 면역 결핍 미니돼지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2019년 기준 전 세계 196개국 중 119개국이 혈액부족 현상을 겪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생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젊은 연령대의 공급자와 고령의 수급자 간 심각한 불균형이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안전하고 안정된 수혈 체계와 혈액 안전망 구축을 위해 인공혈액 연구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인공 혈액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선 생체 적합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다. 미니돼지는 체격이 큰 중대형 실험동물(중대동물)로, 혈액량이 많고 장기 크기, 생리학적 특징이 인간과 유사해 인간의 혈액을 재생시키기 위한 최적의 동물로 평가된다.
인공혈액 개발을 위해 미니돼지를 활용하려면 인간세포와 같은 외부세포를 이식했을 때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T-세포, B-세포, NK-세포 등이 없는 면역 결핍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크리스퍼 카스9) 기술을 활용해 미니돼지 최초로 JAK3(주로 백혈구 등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티로신 키나이제) 유전자를 결손시킨 녹아웃(제거) 모델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은 지난 10여 년간 인간 희귀난치질환인 '중증복합면역결핍'(SCID)'의 원인 유전자를 결손시킨 미니돼지 개발을 시도했지만, 림프구 결핍 표현형만 보이는 단순 SCID 모델에 그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면역결핍 미니돼지는 기존 보다 T-세포, B-세포, NK-세포 등과 같은 림프구 결핍뿐 아니라, 대식세포 기능 저하 등 골수종 세포의 이상, 장 면역 손상 등 보다 광범위되고 고도화된 면역결핍 특징을 보였다. 이는 중증복합면역결핍과 같은 희귀난치질환 극복과 미니돼지에서도 마우스와 같이 고도의 면역결핍을 통해 세포 및 조직을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 수 있는 첨단모델 동물 및 생체 재생공장 개발이 가능함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선욱 생명연 박사는 "사람의 혈액을 중대 동물의 생체 내에서 재생시키는 인공혈액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면역결핍 미니돼지를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인프라 구축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어드밴스드 리서치(지난달 2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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