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 학 연구실 참여…논문·오픈소스 성과
카이스트·서울대·포스텍 , 40여 편 논문 및 오픈소스 공개
네이버 데이터센터에서 실증
라마 기준으로 A100 대비 1.2배 성능
인텔 리더십 교체로 2차년도는 미확정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의 다양화를 목표로 출범한 네이버클라우드·인텔·카이스트(KAIST) 주도의 ‘가우디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향후 지속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세 기관은 2024년 8월부터 인텔의 AI 가속기 ‘가우디(Gaudi 2)’를 기반으로, 네이버와 국내 주요 대학(카이스트, 포스텍, 서울대 등 22개 연구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산학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거대언어모델(LLM) 개발부터 의료AI, 추천시스템, 고성능 메모리(HBM) 설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실증 실험을 진행하며, AI 반도체의 실사용 기반을 검증하는 시도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22개 연구실은 총 4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거나 투고하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공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일부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 학회인 ISCA에도 채택되는 등 학술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구체적 진전이 있었다.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Gaudi 기반 LLM 모델 성능을 검증 중이며, 오픈소스 모델 ‘LLaMA’ 기준으로 NVIDIA A100 대비 최대 1.2배 빠른 추론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실전용 소프트웨어는 국내 스타트업 스퀴즈비츠가 개발에 참여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2차년도(2025년 8월이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인텔 내부의 리더십 교체와 연 단위 계약 구조로 인해, 내년도 예산 및 협력 체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정호 KAIST 교수는 “프로젝트는 3년 계획이지만, 2차년도는 재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AI 반도체 정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AI컴퓨팅센터에 사용할 GPU로 엔비디아 제품 1만 장 구매를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김정호 교수는 “가속기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해 여러 포트폴리오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민성 인텔코리아 이사도 “특정 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가격 인상, 공급 지연 등 국가 전략 차원의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며 “공공 과제에서의 기술 독점은 장기적으로 큰 폐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민간 클라우드 기업과 글로벌 반도체 기업, 국내 학계가 공동으로 실증과 연구를 병행한 전례 드문 사례다.
다만, 2차년도 연장과 정부 정책 연계 여부가 향후 성패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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