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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석준 RPA 건축연구소장 본인 제공
메타버스가 창조하는 유토피아
메타버스 국가는 현실의 국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심지어 더 나은 역할을 해냄으로써 그들만의 가상 세계 안에서 최고의 유토피아를 창조해낼 수 있다.
메타버스 국가의 참여자인 모든 국민이 나의 의지로 자기 삶을 살고, 그에 따른 행복감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가 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국가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통치 시스템이다. 메타버스 국가는 현실의 국가에 기반을 두지 않는, 민간이 중심이 된 국가다. 즉, 팔로워들과 그 메타버스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방식의 메타버스 국가가 출현하는 것이다.
그 어디에도 권력이 집중되지 않는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혁신적인 형태가 될 것이다.
일부 선진 민주주의 국가를 제외한 많은 국가에서는 과거의 왕권 정치와 다름없는 통치가 이뤄지고 있다. 왕족이나 일부 가문, 재벌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권력층이 여전히 많은 권력을 소유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메타버스 국가는 기술적으로 탈중앙화함으로써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국가를 통제하고 조종하지 않는, 인류가 꿈꾸는 혁신적인 민주주의 방식이 가능하다.
메타버스 기업의 소유자는 결국 가상 국가의 절대 권력자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이 또한 시스템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메타버스를 소유한 기업 지분의 소유 형태를 다수의 소액 주주들로 구성하고, 모든 주주총회를 디지털 투표 방식으로 결정하면 된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 내 모든 국가가 완벽한 형태의 민주주의 방식을 갖출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이론이 메타버스에서 실제로 구현될 때는 예상치 못한 맹점이 발견될 수도 있겠지만, 적합한 장치만 갖춘다면 완벽한 민주주의의 실현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메타버스 국가의 국민인 참여자는 통치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그곳에서 벗어나 더 나은 유토피아를 찾아갈 수 있다.
현실 국가와 달리 메타버스에서는 국민인 참여자가 자유롭게 국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는 국민을 위한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국가 형태로 창조도 가능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결합한 새로운 국가의 형태도 창조할 수 있다. 현실 세계의 일반 국가보다 더욱 강력하고 진보된 초강대국 메타버스가 나타난다면 현실 세계에서 힘없고 열세한 국가들은 존재감이 더욱 낮아지고 국제사회에서 제 역할을 해내기 어려워진다.
이럴 경우, 취약 국가들은 가상 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초강대국 메타버스에 도움을 요청하고 서로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국가로 재탄생할 수 있다. 기업과 기업이 더 큰 이익을 위해 합병하듯이 각기 다른 세상의 국가들이 힘을 키우기 위해 하나의 형태로 통합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국가는 현실 세계에서 국가가 갖춰야 할 국민, 토지, 주권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가상 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까지 가진 완벽한 국가가 된다. 물론 국제법적으로 여러 제약이 있겠지만 기술 기업의 경제 지원을 통한 파트너십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국가의 가능성은 이보다 더 확장될 수 있다. 메타버스 국가는 현실 세계에서 열세한 국가를 인수해 현실의 영토에서 그들만의 특색을 가진 새로운 물리적 국가를 건설할 수도 있다. 현실 국가를 인수하는 것이 불편하고 번거로우면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의 넓은 토지를 매입하는 방법도 있다.
사막이나 북극, 아마존 정글 지역의 거대한 토지를 매입해 현실 세계에서 마치 버닝맨 페스티벌처럼 독특한 형태의 국가적 이벤트를 열 수도 있다. 가상 국가의 국민이 현실 공간에 함께 모여 국가의 운영과 미래를 논의하고 축제를 여는 것이다. 이렇듯 미래 메타버스 국가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어 최적화된 형태의 국가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예측이 실제로 현실화한다면 과거에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이 꿈꾸던 유토피아, 아니 그 이상의 유토피아가 메타버스 세상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 신기술로 무장한 완벽한 기술력과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모두를 위한 가장 이상적인 가치와 철학을 펼치면서, 오랫동안 인류가 꿈꿔왔던 새로운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노석준 RPA 건축연구소 소장
▲메타버스 및 가상현실 전문가 ▲ 미국 컬럼비아대ㆍ오하이오주립대ㆍ뉴욕 파슨스 건축학교 초빙교수 역임 ▲ 고려대 겸임교수 역임 ▲ 현대자동차그룹 서산 모빌리티 도시개발 도시 컨설팅 및 기획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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