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칩스법 연장 등 여야합의로 처리된 내용 뺀 총선 공약, 대부분 문장 그대로 기술 
민주·국힘 반도체 공약 '산업 육성 지원' 선언적인 내용 일관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한 10년 대계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산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대선 후보들의 관련 공약이 '선언적인 내용'으로 채워지면서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 간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데 어느 쪽이 집권하든 의지를 갖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22대 총선 국민의힘 반도체 공약(왼쪽) 및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반도체 공약. 국민의힘 제공

28일 공개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대선 공약을 보면 두 사람 모두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천명했다.

이재명 후보는 △종합 반도체 생태계 허브 구축을 위한 시스템반도체 및 첨단패키징 지원 강화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의 국가균형발전 기여 강화 △RE100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수출, 산업경쟁력 제고 △팹리스, 첨단패키징 및 소부장 기업 등 종합 반도체 생태계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선두 분야 집중 육성 △경쟁국 수준으로 지원 확대 △AI.로봇 등 미래형 분야 생태계 강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두 후보 모두 반도체 산업 지원을 약속했지만, 공통적으로 공약의 구체성은 약하다. '지원 확대', '지원 강화', '적극 대응', '신속 지원'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목표로 언제까지 얼마의 예산을 투입해서 지원하고, 그 예산은 어떻게 조달할 것이라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지 않다.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직접 환급제도 등 산업계의 목소리도 공약에 담기지 못했다. 김 후보는 반도체 산업 종사자에 대한 '주52시간제 예외' 등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지난 민주당 대표 시절 정책 디베이트 등에서 주25시간 제외 적용 주장을 내놓으며 당 차원에서 이런 내용이 검토되었지만 결론적으로 반도체 특별법 내 '주52시간 예외 조항'을 포함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제22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반도체 공약

이 후보의 반도체 공약은 지난 2022년 총선 민주당 공약 대부분을 문장 그대로 가져오기도 했다.

제22대 총선 민주당 정책공약집과 20대 대선 민주당 공약집의 반도체 공약을 보면 여야가 총선 전부터 공감대를 이뤄서 22대 국회에서 처리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일몰 연장 등을 제외하면 3개 주요 공약을 90% 이상 표현까지 그대로 따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당의 지향은 총선때나 대선때나 이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공약이 180도 달라질 순 없다"며 "지금까지는 민주당이 집행력을 갖고 정책을 실행하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지만 집권하게 되면 민주당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그걸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만큼 어느 쪽이 집권하더라도 정부가 의지를 갖고 반도체 산업 육성을 주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이종명 교수는 "반도체 산업 지원 필요성은 모든 후보가 공감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력인데 반도체 산업은 1-2년 투자해서 되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서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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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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