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
15대 정책과제-247개 세부공약 담아… 대법관 증원 공식화, 숫자는 안밝혀
대통령 4년 연임-계엄 요건 강화… 기재부 기능 분리, 여가부는 확대
경선때 발표한 ‘4기 신도시’ 빠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대법관 증원과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등을 담은 대선 정책 공약집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375쪽 분량의 공약집에 회복과 성장, 행복 등 3대 비전을 토대로 15대 정책 과제, 247개 세부 공약을 담았다.
공약집에는 ‘대법관 증원’ 등 사법 개혁 과제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개편’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 정부 조직 개편 방안이 명시됐다. 이 후보가 직접 밝혔던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통령 계엄 선포 및 재의요구권 요건 강화’ 등이 개헌 관련 공약으로 포함됐다. 이 후보는 해당 공약을 이행하는 데 5년간 210조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 李, 기재부 개편-기후에너지부 신설 약속
뉴스1
이 후보는 공약집에 검찰 개혁과 사법 개혁 완수 의지를 밝혔다. 검찰의 수사·기소 권한을 분리하고, 검사의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 통제 실질화 및 검사 징계파면 제도 도입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검찰 개혁에 대한 기본적인 시간표를 갖고 있다”며 집권 시 검찰 개혁 추진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수술 일자를 미리 알려주고 하지는 않지 않느냐”며 “지금은 모든 역량을 민생 살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법 개혁과 관련해선 대법관 증원을 공약했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의 이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 환송 결정 이후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냈다가 ‘사법부 압박’이란 비판이 일자 철회한 바 있다. 이 후보는 24일 “(해당 법안들은) 개별 의원들의 개별적 입법 제안에 불과하며, 민주당이나 제 입장은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결국 공약집에 담아 공식화한 것이다. 다만 증원 숫자는 명시하지 않았다.
정부 조직 개편 구상도 담겼다. 이 후보는 “경제 정책 수립 및 운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기재부의 예산 편성과 정책 기획 권한을 나눠 독점 구조를 해체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마친 뒤 “기재부의 예산 기능은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금융정책 부문은 금융위원회에, 해외 금융은 기재부에 있는데 금융위에 감독 업무와 정책 업무가 뒤섞여 있어서 분리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여성가족부의 확대·개편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그 외 기존 부처는 손대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내란 심판’ 선거를 강조해 온 이 후보는 공약집에서도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대통령 권한 축소 및 군 개혁 방침도 강조했다.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계엄 선포 및 재의요구권 요건 강화 등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 분산을 비롯해 대통령경호처 축소 및 경호처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 포함 등 경호처 통제 강화 방안 등이다.
군 개혁 방안으로는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 임명과 12·3 비상계엄 관여 부대의 임무와 역할 재편 등을 언급했다. 재편 대상에는 국군방첩사령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 예상 재원은 “5년간 210조 원”
이 후보의 부동산 공약으로는 “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공급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311만 호 신속 공급을 명시한 바 있다. 경선 당시 발표한 ‘4기 신도시’ 부분도 빠졌다. 민주당은 민감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 내용도 이번 공약집에 담지 않았다.
이 후보의 대표 브랜드 정책인 ‘지역화폐’ 발행 지원 의무화도 공약으로 담겼다. 지역화폐 발행에 국고를 지원해 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이 밖에 상법 개정안 처리와 법정 정년 65세 단계적 연장 등도 담겼다.
이 후보는 해당 공약을 임기 내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약 210조 원으로 추산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