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젓가락’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 등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사실관계는 이렇다”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장남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기사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저도 방금 전해 들었는데 사실관계는 이렇군요”라며 이재명 후보 장남의 벌금형 선고와 관련한 인터넷 매체 뉴데일리의 기사를 공유했다.
그는 또 “약식으로 벌금 500(만원을) 받은 이재명 후보의 아들의 공소장이 국회에 제출된 모양인데 문제의 발언이 사실로 드러나는 모양새”라며 “이재명 후보의 빠른 사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가 공유한 뉴데일리 기사는 ‘수원지법 형사38단독이 지난해 10월 31일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모씨에게 상습도박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 문언 전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선고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씨는 약식명령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지 않아 벌금형이 확정됐다고 한다.
국민의힘도 이날 논평을 내고 “여성 인권을 증진하겠다고 공언해온 이재명 후보. 그러나 정작 그의 아들은 여성에 대한 성희롱과 조롱을 일삼았고, 법적 처벌까지 받았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여성 인권을 외치면서 아들이 여성에 대한 저급한 성적 발언을 반복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선택적 여성 인권, 표팔이용 여성 인권 찾기 이제 그만하라. 정작 여성 인권을 위해 나서야 할 때는 입을 다무는 이중적인 태도에 국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이준석 후보가 전날 밤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여성 신체 부위를 언급한 질문을 하며 논란이 됐다. 그는 권영국 후보에게 “만약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여성의 XX나 이런 곳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하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재명 후보의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과거 인터넷에 원색적인 댓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었다.
이후 민주당은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후보직과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이날 “이 후보가 아이들까지 지켜보는 생방송 토론 현장에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발언을 꺼내면서 저열한 언어폭력을 행사했다”고 했다. 김민석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수준의 저질 망발을 했으니 스스로 후보 사퇴, 의원직 사퇴가 정답”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후보 및 그 가족 그리고 모든 유권자를 향한 혐오 발언이며 매우 중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라며 이준석 후보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과 정치하는엄마들 등 단체들도 이 후보를 고발했다. 진보당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후 강남역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나 “불편할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선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그런 언행이 사실이라고 하면 그것은 충분히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공직선거 토론에서 후보자의 성범죄에 대한 가치관이나 민감도를 확인하는 건 중요한 검증의 잣대”라고 했다. 해당 발언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적절했냐는 지적에는 “원본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순화해 표현한 것이고 더 어떻게 순화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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