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운데)가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앞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사전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마지막 승부는 1000만 도시 서울에서 갈린다.”(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동부 한강벨트’로 불리는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에서 집중유세를 했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빛의 혁명 완수’를 내걸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 16일 만에 서울의 바닥 표심 잡기를 재개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0.73%포인트 격차로 패배한 지난 대선에서 한강을 낀 부동산값 상승 지역(마포·영등포·용산·광진·성동 등)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보고 설욕을 별러왔다.
이날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 앞에서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공직자의 최고 덕목은 충직함인데 (어떤 정치인들은) 충직함이 없고 국민을 우습게 안다. 그 최악의 형태가 윤석열 대통령이었는데 위대한 국민들이 한겨울 치열하게 싸워 그를 감옥으로 보내고 탄핵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아바타(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지칭)를 통해서 내란세력이 복귀하고 상왕 윤석열이 귀환하게 만들 것인가. 아니면 충직하고 유능함이 실적으로 증명됐고 더 나은 세상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아갈 각오가 돼 있는 이재명과 민주당을 선택할 것인가. 선택은 둘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은 “이번 대선이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약화된 ‘내란세력 대 헌정수호세력’의 대결 구도를 되살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과 이 후보의 이런 선택에는 3년 전 대선에서 윤석열을 찍었던 중도층의 다수가 ‘내란 심판’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김영진 민주당 중앙선대위 정무1실장은 27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은 이재명·윤석열 간의 2차 대선이다. 후보는 윤석열이 아니지만 윤석열의 그림자와 윤석열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게 미치는 대선”이라고 했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내란세력 심판 구도가 살아나면 한강벨트뿐 아니라 보수 강세 지역인 서울 강남 3구에서의 선전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경제 성장을 앞세운 ‘일꾼론’도 꾸준히 전파하고 있다. ‘코스피 5000시대 개막’을 역설해온 이 후보는 이날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시작한 사실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1400만 동학개미’(국내 주식시장 투자자) 표심을 노린 행보다. 그는 윤태준 ‘소액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소장, 이소영 의원과 ‘1400만 개미와 한배 탔어요’라는 제목으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이티에프 상품에 4000여만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주식시장이 확실히 좋아진다. 국장(국내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순이라고 하지 않나. (국장으로) 다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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