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알려진 약점만 집중 공격
지지층 결집 이상 효과 기대 어려워
"유권자가 주목할 내용도 없고, 알려진 논란만 반복하는 토론…." 27일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TV토론에 관한 정치권 안팎의 평가가 싸늘하다. 국민적인 기대와는 거리가 먼 난타전으로 실망감만 남겼다. 기존 지지층 결집 이상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각 후보는 '내란 동조 세력' 대 '방탄 독재' 프레임으로 상대 후보에 대한 집중 공격을 이어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물고 늘어졌다. 이 후보가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열거하며 "범죄자가 자기를 방탄하기 위해 독재하는 '방탄 독재'는 처음 듣는다"고 쏘아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권영국 민주노동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5.27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를 내란 동조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계엄에 대한 입장, 내란의 의미,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등을 집요하게 물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내란 세력 그 자체이자 일원"이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계엄을 옹호하는 비상식 세력, 포퓰리즘으로 유혹하는 반원칙 세력을 동시에 밀어내겠다"며 양당을 동시에 공격했다. 다만 상대 후보의 과거 발언을 공격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전략적 차별점이 부각되진 않았다.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에 대해 "공산주의자 철학을 들고 와서 가르치려 한다"고 지적했고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을 두고는 "2791만원어치 과일을 샀는데 집에 코끼리를 키우냐"고 묻기도 했다.
정치 분야 TV토론이었지만, 정치 개혁과 관련한 깊이 있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위성정당 방지, 결선투표제 도입, 개헌 방향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과거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이슈처럼 선거 지형을 흔들 만한 공격은 없었다"며 "김문수 후보의 타격감 없는 논란 반복과 이준석 후보의 자극적인 발언은 자기 진영을 결집하는 효과만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여성의 신체 부위를 언급했던 이준석 후보는 모욕,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등의 혐의로 고발당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투표율이 높은 20·30 여성표를 민주당에 갖다 바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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