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회 발언 수위 잣대 2017년 설정"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6·3 대통령 선거 제3차 TV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된 원색적 발언으로 비판받은 것에 대해 "언어도단"이라며 "여성혐오에 해당하는 발언이냐고 물었는데, 제가 여성혐오라는 것은 답변을 거부한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2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실제 발언에 대해 굉장히 순화해 질문을 드린 것인데, 왜 명쾌하게 답을 못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더불어민주당, 민주노동당은 여성인권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것처럼 이야기해왔는데 정작 어떤 사례가 등장하니 답변을 회피했다"며 "지금이라도 이에 대해 판단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전날 이 후보는 TV토론회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에게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 과거 성희롱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이건 여성 혐오에 해당하나"라고 질문했다. 토론을 마친 직후 권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처음 들어보는,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이런 자리에서 나올 줄 몰랐다"며 "상대 후보를 비방하겠다는 의도로 여성혐오 발언을 TV토론 자리에서 필터링 없이 인용한 이 후보는 여성혐오 발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역시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결코 방송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으로 대선 후보 TV 토론을 기다려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토론을 빙자한 끔찍한 언어 폭력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발언에 대해 권 후보의 의견을 물어본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에는 "지난 토론에서 제게 여성혐오, 갈라치기, 장애인 등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물어본 분이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기준이 명쾌하신 것 같았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저는 일반적으로 인터넷에 있는 발언 하나를 소개하면서 이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기준을 물어본 것"이라며 "제3자이자 이 문제에 항상 강하게 발언해온 민주노동당이 냉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질문이 이 후보를 겨냥한 것이었나'라는 질문에는 "이 후보도 입장 표명을 거부하셨다고 판단한다"며 "왜 그러신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2017년 대선 TV토론회 당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이른바 '돼지발정제'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한 일을 언급했다. 이 토론회에서 심 후보는 "이번 대선은 새 대한민국을 여는 대선이다.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홍 후보와의 토론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심 후보가 돼지발정제 문제를 굉장히 세게 들고나왔을 때 홍 후보는 '내가 자서전에 재미있게 쓰려다가 그렇게 한 것 같다, 미안하다'라고 하고 끝났다"며 "방송토론회에서 어느 정도의 질문이 가능하고, 어느 것이 불가능한지에 대한 잣대는 그때 한번 설정된 거라고 본다"고 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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