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과거 논란됐던 이재명 가족 발언 언급
민주당 “언어 폭력” 권영국 “사퇴해야”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정치분야 TV토론회가 열린 2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통령 선거 3차 TV 토론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그의 가족이 한 것으로 추측되는 성적 발언 등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동당에서는 “언어 폭력”이라며 반발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는 전날 서울 마포구 MBC 상암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3차 TV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이나 그가 한 것으로 잘못 알려진 발언, 이재명 후보의 자녀가 한 것으로 추측되는 발언 등을 꺼내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이준석 후보는 “올해 4월 고등학교 폭력사건 당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했던 욕설인데 중요 부위를 찢겠다고 했다. 누가 만든 말인가”라고 언급했다.
이재명 후보는 토론 도중 자신의 과거 발언에 “부족함에 대해 그간에 수차 사과 말씀드렸다 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뒤 중요 부위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가족사와 연관된 것이라고 다시 해명했다. 자신의 직접 한 발언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이재명 후보는 “그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고, 형님이 어머니한테 한 말이었다. 그런 소리를 하는 걸 왜 안 막았느냐면서 과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하면 여성 혐오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젓가락 발언’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지난 2021년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개한 댓글을 가리킨다.
권 후보는 “이런 걸 묻는 취지를 모르겠다. 답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민노당은 이런 성폭력적인 발언에 대한 기준이 없느냐”고 쏘아붙였고, 권영국 후보는 “성적인 학대에 대해선 누구보다 엄격하게 기준을 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TV토론회가 끝나고 민주당과 민노당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토론 직후 서면 브리핑을 내고 “결코 방송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으로 대선 후보 TV 토론을 기다려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밝혔다.
권영국 후보는 TV 토론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준석 후보에 대해 “다른 후보 입을 통해 특정 후보를 공격하게 했다”며 “의도가 매우 불순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보는 자리에서 낯 뜨거운 이야기를 할 정도라면 본인이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신민기 민노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청소년과 여성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보는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꺼냈다”며 “폭력의 선정적 재현을 고스란히 듣게 한 것 자체가 끔찍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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