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파르 파나히 감독, 칸(프랑스)|AP·뉴시스
이란 정부에 대항하는 ‘반체제 감독’으로 유명한 자파르 파나히가 세계최고 권위의 국제영화제인 프랑스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25일(한국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 및 시상식에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11번째 장편 영화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가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파나히 감독은 2000년 ‘써클’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2015년 ‘택시’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았던 바, 이번 수상을 통해 앙리 조르주 클루조(프랑스)·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이탈리아)·로버트 올트먼(미국)·장뤽 고다르(프랑스)에 이어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모두 휩쓴 5번째 감독으로 기록되게 됐다.
파나히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에 대해 외신들은 “사회·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대거 초청하고 높게 평가하고 있는 최근 칸의 경향성이 드러난 것”이란 공통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파나히 감독은 반정부 시위, 반체제 선전 등으로 여러 차례 이란 정부에 체포됐던 창작자다. 2010년에는 20년간 영화 제작 금지 및 출국 금지 처분까지 받았지만 몰래 영화를 만들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왔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 칸(프랑스)|AP·뉴시스
특히 이번 작품은 2022년 재수감됐던 감독이 이듬해인 2023년 2월 석방된 후 제작한 영화로, 과거 정치범으로 수감됐던 남자가 감옥에서 자신을 괴롭혔던 경찰을 끌고 자신과 같은 또 다른 피해자들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파나히 감독은 수상 이후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상은 나를 위한 게 아니고 지금 당장 활동할 수 없는 모든 이란 영화인들을 위한 상이다. 모든 이란 창작자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 대상은 노르웨이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센티멘털 밸류’가 받았다. 심사위원상은 올리비에 라시 감독이 연출한 프랑스·스페인 합작 ‘시라트’와 독일 마샤 실린슈키 감독의 ‘사운드 오브 폴링’이 공동 수상했다. 브라질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를 연출한 클레베르 멘도사 필류와 주연배우 와그너 모라가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23세 프랑스 배우 나디아 멜리티가 데뷔작 ‘더 리틀 시스터’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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