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북극 해빙·산림 변화 정밀 관측
영상레이다 기술 국산화·소형화 쾌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AIST(총장 이광형)는 누리호 3차 발사를 통해 지구 저궤도에 진입한 국산 영상레이다(SAR) 탑재 위성 ‘차세대소형위성2호’가 2년간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내 최초로 영상레이다를 탑재한 100kg급 소형위성이 실제 관측 데이터를 산출하고 국가 연구에 활용한 사례로, 한국 우주기술의 자립도를 높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캐나다 북극지역의 밀른 빙붕
해당 위성은 KAIST 우주연구원이 총괄 주관기관으로 개발을 맡았으며, 시스템·본체·영상레이다·지상국 개발부터 발사와 운영까지 약 6년 6개월에 걸쳐 완성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예산지원을 통해 추진된 이 사업은 영상레이다의 국산화 및 위성 소형화, 그리고 실제 적용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100kg 소형위성으로 전천후 관측… 국산 기술력 입증
차세대소형위성2호는 무게 약 180kg의 위성으로, 해상도 5m, 관측폭 40km의 X-밴드 영상레이다를 탑재해 주야간·기상 조건에 관계없이 전천후로 지구 표면을 관측할 수 있다.
영상레이다는 전자파를 활용한 능동센서로, 어두운 밤이나 흐린 날씨에도 영상 획득이 가능해 강우·구름이 많은 한반도 감시에 특히 효과적이다.
위성은 하루 평균 3~4회의 영상 촬영을 수행하며 지금까지 누적 1200회 이상의 관측을 기록했다. 임무 수명(2년)이 지난 현재에도 영상레이다의 성능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지속 운용이 가능하다.
신두리해안사구_충남 태안군 태안해안국립공원
북극·산림 관측 본격화… 실제 연구에 활용 중
기술 검증을 넘어 KAIST는 극지연구소, 국립공원연구원 등과 협력해 위성 데이터를 기후변화, 생태계 감시 등 국가 현안 해결에 활용하고 있다.
극지연구소는 위성의 반복 관측을 통해 북극 해빙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있으며, 센티넬-1호(유럽우주청 ESA)와의 데이터 융합으로 캐나다 밀른(Milne) 빙붕 후면의 호수 면적이 4년간 15㎢ 증가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3.3배에 달하는 규모로, 북극 기후 변화가 급격히 진행 중임을 시사하는 중요한 지표다.
국립공원연구원은 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등 국내 주요 산림지역의 탄소 저장량 분석, 생물계절 변화 탐지, 산불 및 고사 감시 등 정밀 모니터링을 수행 중이다. 영상레이다는 화염과 연기를 뚫고 관측할 수 있어 산불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KAIST는 우주항공청의 예산 지원을 통해 차세대소형위성2호가 수신한 원시 데이터를 표준화된 영상 제품으로 가공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연구기관이 데이터를 보다 쉽게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KAIST 지상국에서 찍은 우주연구원 차세대소형위성2호 연구진
차세대소형위성2호는 다양한 지역에서 변화를 관측했다. 남극 장보고기지, 맥머드 기지, 아이슬란드 스카프타펠 국립공원 등 빙하지역에선 북극 유빙, 밀른 빙붕 등지의 해빙 및 호수 면적 변화를 감지했다.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등 고산지대 침엽수 고사 탐지도 이뤄졌으며, 우이도, 거제도, 신두리 해안사구 등의 생태계 변화도 추적했다. 또 미국 루이지애나 Wax Lake 삼각주를 관측했고, 하천 삼각주 환경의 세밀한 변화를 포착했다.
한재흥 KAIST 우주연구원장은 “차세대소형위성2호는 단순한 기술 자립을 넘어서 기후 변화 대응, 자연 생태 감시 등 국가 연구에 직접 활용된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번 성과는 KAIST의 우주기술 역량과 혁신적 연구문화가 결합한 결과”라며 “향후 후속 위성 개발과 우주 인재 양성에도 더욱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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