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잇 워즈 저스트 언 액시던트'로
이란 자파르 파나히 생애 첫 황금종려상
이란 사회 환부 지적에 영화 가능성 탐구
"이란인들 모든 문제 제쳐두고 뭉치자"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 이란의 자유"
2009년 반정부 시위 체포 6년형 수감 돼
20년 간 가택연금 몰래 영화 만들어 소통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칸은 결국 이란 거장 자파르 파나히(65)를 선택했다.
파나히 감독의 '잇 워즈 저스트 언 액시던트'(It was just an accident)는 24일(현지 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78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경쟁 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파나히 감독은 앞서 칸에서 1995년 '하얀 풍선'으로 황금카메라상을, 2018년 '3개의 얼굴들'로 각본상을 받은 적이 있다. 황금종려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영화는 과거 정치범으로 수감 생활을 했던 이가 당시 자신을 고문했던 사람으로 보이는 남자를 납치한 뒤 자신의 동료인 다른 반체제 인사들과 함께 그를 죽일 것인지 아니면 용서할 것인지에 관해 논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파나히 감독은 "국내외 모든 이란인은 모든 문제와 차이를 제쳐두고 힘을 합치자"며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우리나라의 자유"라고 했다. 쥘리에트 비노슈 심사위원장은 "예술은 우리의 가장 소중하고 살아있는 부분의 창의적 에너지를 움직인다. 어둠을 용서와 희망 그리고 새로운 삶으로 바꾸는 힘"이라고 말했다.
파나히 감독은 이제껏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했을 뿐 1997년 로카르노, 2000년 베네치아, 2015년 베를린에서 모두 최고상을 거머쥔 최고 영화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이란 사회 환부를 후벼파는 이야기에 영화라는 매체의 가능성의 크기를 모색하는 이야기를 더해내며 숱한 걸작을 내놨다.
영화예술가이면서 동시에 영화운동가이기도 한 그는 2009년 반정부 시위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6년 형을 받았고 20년 간 출국, 영화 제작, 언론 인터뷰 금지를 당했다. 이 기간 그는 가택 연금 상태에서 화상 연결 방식으로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어왔고, 영화를 담은 USB를 밀반입하는 방식으로 세계 영화계와 소통해왔다.
2022년 7월엔 앞서 선고된 6년 형을 다 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체포, 옥중 단식 투쟁을 하다가 2023년 2월 풀려났다. '잇 워즈 저스트 언 액시던트'는 그가 감옥에서 완전히 풀려난 뒤 만든 첫 번째 영화다.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은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센티멘탈 밸류'(Sentimental Value)가 받았다. 3등상인 심사위원상은 마샤 실린슈키 감독의 '사운드 오브 폴링'(Sound of Falling)과 올리비에 라시 감독의 '시라트'에 돌아갔다. 감독상은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의 '시크릿 에이전트'(The Secret Agent)가, 각본상은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 마더스'(Young Mothers)가 차지했다. 여성배우상은 '리틀 시스터'의 나디아 멜리티가, 남성배우상은 '시크릿 에이전트'의 와그네르 모라가 받았다.
◇수상작(자)
▲황금종려상='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자파르 파나히) ▲심사위원대상='센티멘털 밸류'(요아킴 트리에) ▲심사위원상='사운드 오브 폴링'(마샤 실린슈키) '시라트'(올리비에 라시) ▲감독상=클레베르 멘돈사 필류('시크릿 에이전트') ▲여성배우상=나디아 멜리티('리틀 시스터') ▲남성배우상=와그네르 모라('더 시크릿 에이전트') ▲각본상=장 피에르 다르덴·장 뤼크 다르덴('영 마더스') ▲특별상='리저렉션'(비간) ▲황금카메라상=하산 하디('더 프레지던츠 케이크')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미스티리어스 게이즈 오브 더 플라밍고'(디에고 세스페데스)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포잇'(시몬 메사 소토)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아랍 나세르·타르잔 나세르('원스 어폰 어 타임 인 가자')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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