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강등 이후 국채 금리 오르면서 증시 하락
27일 美 내구재 수주·28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지난주 국내 증시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하락했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진 여파다. 지난주(19~23일) 코스피 지수는 2626.87포인트(p)로 시작해 2592.09p로 1.32% 내리며 2600선에서 후퇴했다. 코스닥 지수는 725.07p에서 715.98p로 1.25% 내렸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재개됐다. 지난주 외국인은 국내주식을 3367억원 규모 순매도했는데, 직전 주에 97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기관도 지난주 6212억원어치를 팔았다.
제21대 대선을 열하루 앞둔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에 대선 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이번 주(26~30일)는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발표 외에는 별다른 국내외 이벤트는 없다. 다만 내달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추가로 증시 활성화 공약을 내놓는 다면 국내 증시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요 대선 후보가 모두 증시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인 만큼 새 정부 출범 이후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22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무소를 찾아 “배당소득 분리 세제를 마련하고 장기주식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해 증시를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소득 2000만원 이상, 1년 이상 장기주식 보유자를 대상으로 투자 기간에 비례해서 배당소득 원천징수 세율을 차등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코스피 5000’ 시대를 약속하며 주주 권리 강화 등을 통해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해 주가 수준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아직 증시 부양 공약을 내놓진 않았지만, 개혁신당이 지난해 상장사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증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코스피 5000, 코스닥 2000 시대’를 만들겠다고 했었다.
대선 후 주목받을 주식으로는 지주사와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이 꼽힌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대권을 잡게 되면 상법 개정이 신속하게 재추진될 것이고, 다른 정당이 대권을 잡더라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은 어떤 방식으로든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상법 개정이 확정되면 ▲지배구조 관련 논란이 많은 기업 ▲경영권 분쟁 중인 기업 ▲내부거래 비중이 낮은 기업 ▲자사주 소각 가능성이 큰 기업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 종목으로는 콜마홀딩스, 영원무역홀딩스, 사조산업, 금호석유화학, 고려아연 등이 꼽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1일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지 시각으로 28일 엔비디아의 1분기(2~4월)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국시각으로는 이달 29일 오전 6시에 실적 콘퍼런스콜이 개최된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2월 이번 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약 430억달러(약 59조원)로 제시하며,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중국향 GPU 수출 제한과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에 인공지능(AI) 칩을 수출하고 있다는 호재도 있어 올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일부 상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미국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내구재 수주 지표도 발표된다. 선주문 효과로 급증했던 3월과 비교해 지표가 악화될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지수가 2550~2690p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나 연구원은 “엔비디아 호실적과 미국 경제 지표 부진으로 인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확대는 국내 증시에 상승 요인, 미국 자산 이탈 가속화와 단기 차익 실현 등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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