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조상 바이러스 이미 박쥐에게 유행
"감염 박쥐, 야생동물 시장으로 유입된듯"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이 되는 바이러스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5년 전에 중국 남서부 윈난성과 라오스 북부 일대 박쥐들에서 유행했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졌다.
픽사베이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영국 에든버러대 주도 국제 연구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조상 격인 바이러스가 팬데믹 5년 전에 나타났으며 코로나19 진원지로 꼽히는 중국 우한에서 수천㎞나 떨어진 남서부 윈난성과 라오스 북부 일대 박쥐들에서 유행했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와 같은 계통인 박쥐 사베코 바이러스의 여러 표본을 토대로 유전체를 분석하고, 재조합을 고려한 계통학적 추론을 적용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확산 경로를 재구성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가장 가까운 조상은 수십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갔으나, 최근에는 2013년에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가장 가까운 조상은 라오스 북부와 중국 윈난성의 박쥐들에게서 유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라오스 북부와 윈난성은 코로나19의 인간 감염이 처음 확인된 중국 우한에서 약 3000㎞ 떨어져 있으며, 이는 박쥐의 일반적인 비행 범위를 넘어서는 거리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조상이 되는 박쥐 바이러스가 박쥐 개체군 사이의 '정상적인 확산'만으로는 인간 감염 출현 위치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SARS-CoV-2 팬데믹의 진원지가 우한에서 살아있는 야생동물을 판매하는 4개 시장 중 하나라는 명백한 증거를 고려하면 SARS-CoV-2의 가장 가까운 추정 조상이나 직접적 조상은 야생·사육 동물 거래를 통해 윈난성이나 주변 지역에서 후베이성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무역으로 갈등을 빚는 미·중 사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둘러싼 논란은 다시 정치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백악관은 홈페이지에 '실험실 유출'이라는 제목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내용을 올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일으킨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WIV)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같은 달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백악관의 게시물 내용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날조된 것"이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오히려 미국에서 먼저 출현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홍콩 등 일부 해외 국가에서 코로나19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아직 환자 수에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다만 방역 당국은 우리나라도 여름철에 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손 씻기 등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고위험군은 백신을 접종해달라고 당부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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