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경권연구본부 석사후연구원(왼쪽)과 변우진 본부장이 ICRA 2025 필드 로보틱스 워크샵 챌린지에서 2위를 수상했다. 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대 규모 로봇 학술대회에서 열린 국제 챌린지에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울퉁불퉁한 환경에서 사물들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제 로봇 및 자동화 회의(ICRA 2025)' 공식 워크숍에서 진행된 'Goose 2D 의미론적 분할 챌린지'에 참가해 준우승을 했다고 23일 밝혔다.
Goose 2D 의미론적 분할 챌린지는 국제 AI 기술 대회로 들판·산림·건설현장 등 도심 외부 비정형 환경에서 촬영된 영상 속 객체들(수풀, 돌, 나무, 땅 등)을 픽셀 단위로 정확히 구분하는 AI 기술 성능을 겨루는 자리다.
참가자들은 제한된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 훈련된 모델을 개발한 후 공개되지 않은 테스트 데이터 세트를 대상으로 시맨틱 분할 정확도를 경쟁한다. 시맨틱 분할은 이미지에서 픽셀 단위로 어떤 객체가 어디에 있는지 구분하는 AI 기술이다. AI 모델이 객체를 얼마나 정확히 분할했는지 평가하는 지표인 ‘mIoU’ 수치가 높을수록 우수한 모델이다.
이번 챌린지에는 한국, 독일, 대만 등 8개 팀이 참가했다. ETRI에서는 대경권연구본부 모빌리티AI융합연구실 소속 안수용 책임연구원, 김원준 석사후연구원이 ‘모빌리티 AI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했다.
도시 기반 시맨틱 분할 데이터 세트는 구조화된 도로, 명확한 객체들로 구성되는 반면 이번 챌린지에서 제공된 데이터 세트는 미개발지와 같은 비정형 환경이라는 점에서 광량 변화, 불규칙한 구조물, 시야 방해 요소 등의 환경 요소가 포함됐다.
ETRI의 AI 모델은 비정형 야외 환경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객체를 분할해 대만 국립청쿵대 연구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변우진 ETRI 대경권연구본부 본부장은 “이번 수상은 우리 연구진의 기술력과 연구 성과가 세계 최고 권위 로봇 학회에서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는 의미가 있다”며 “영상 기반 시맨틱 분할 기술은 자율주행, 물류, 산업용 로봇 등 다양한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비정형 지형에서의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핵심 연구 방향으로 삼았다. 기존 자율주행 기술로는 인식 정확도와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산림, 농지, 건설 현장, 재난 대응 지역 등에서 안정적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산업용 로봇, 농업용 로봇, 재난 대응 로봇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의 기술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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