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24일 첫 방송 tvN 주말드라마 출연하는 김선영 미지의>
[양형석 기자]
올해 상반기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 받은 배우 중 한 명은 <폭싹 속았수다>에서 오애순(아이유/문소리 분)의 엄마 전광례를 연기했던 염혜란이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자식 셋을 키우기 위해 제주에서 해녀 일을 하며 악착 같이 살았던 막례는 1회가 채 끝나기도 전에 '숨병'으로 29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하지만 막례는 드라마 내내 회상 장면을 통해 수시로 등장하며 애순이와 시청자들을 울렸다.
염혜란은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지난 5일 열렸던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방송부문 조연상을 수상했다. 놀라운 사실은 염혜란이 작년에도 <마스크걸>의 김경자 역으로 백상 여우 조연상을 수상해 올해가 2년 연속 수상이라는 점이다. 염혜란은 2021년에도 <경이로운 소문>으로 백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2018년에 신설된 조연상 트로피 8개 중 3개를 독식하며 '연기 장인'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신스틸러'라는 점에 있어서는 염혜란 못지 않게 큰 존재감을 발휘하는 여성 배우가 있다. 염혜란에 앞서 2020년 <사랑의 불시착>으로 백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이 배우는 오는 24일 첫 방송되는 tvN의 새 주말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낼 예정이다. 박진영이 연기하는 남자 주인공 이호수의 어머니이자 초등학교 교감 연분홍 역을 맡은 배우 김선영이 그 주인공이다.
<응팔>·<동백꽃 필 무렵>·<사랑의 불시착>의 신스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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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영은 <응답하라1988>에서 남매를 홀로 키우는 어머니 역할을 실감나게 표현하며 호평을 받았다. |
ⓒ tvN 화면 캡처 |
1995년 철학과에 입학했지만 곧바로 연극 <연극이 끝난 후에>로 데뷔한 김선영은 꾸준히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며 경험을 쌓다가 2010년대 활동 범위를 넓혔다. 김선영은 2014년 5편의 드라마와 세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다작했는데 특히 1426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경북 영덕 출신답게 리얼한 사투리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하지만 김선영이라는 배우를 대중에게 각인 시킨 작품은 역시 2015년 < 응답하라1988 >이다.<응팔>에서 남편과 사별하고 선우(고경표 분)와 진주(김설 분) 남매를 홀로 키우는 선영 역을 맡은 김선영은 시댁의 끈질긴 구박을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자식을 키우는 엄마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드라마 후반에는 고향 오빠인 택이 아빠(최무성 분)와의 달달한 '중년 로맨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응팔>을 통해 인지도가 부쩍 오른 김선영은 2016년 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2017년 <파수꾼>에 출연하며 '명품 조연'으로 자리매김했다. 같은 해 독립영화 <소통과 거짓말>에서는 학원실장과 슈퍼마켓 주인까지 1인2역을 소화하면서 들꽃영화상과 춘사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2018년엔 영화 <허스토리>로 부일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조연상 수집(?)에 나섰다.
김선영은 2019년 영화 <말모이>에서 조선어학회의 여성 회원으로 사전 편찬에 기여한 구자영을 연기하며 황금촬영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같은 해 가을 드라마 <동백 꽃 필 무렵>에서는 처음에는 샘도 많고 텃세도 부리지만 친해지면 누구보다 따뜻한 '옹벤저스'의 리더이자 게장집CEO 박찬숙 역을 맡았다. 김선영은 유쾌하면서도 실감 나는 연기로 드라마의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선영은 같은 해 연말 <사랑의 불시착>에서 사택마을의 인민방장 나월숙 역을 맡았다. 나월숙은 권력이 높은 인민 반장이지만 남편은 사택마을 남편들 중 가장 계급이 낮아 항상 고민이 많다. 도도하게 남한 말을 쓰는 윤세리(손예진 분)를 '도덕이 없다'며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나중엔 다른 사택마을 여인들처럼 세리와 친해진다. 김선영은 <사랑의 불시착>으로 2020년 백상예술대상 조연상을 수상했다.
영화제 조연상 휩쓸고 <미지의 서울>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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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영은 남편이 연출한 영화 <세자매>를 통해 5개 영화제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
ⓒ (주)리틀빅픽쳐스 |
2020년 드라마 <꼰대인턴>과 <오!삼광빌라>에 잇따라 출연하며 MBC와 KBS 연기대상을 오가며 조연상을 받은 김선영은 2021년 문소리, 장윤주와 함께 영화 <세자매>에 출연했다. 김선영의 남편 이승원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세자매>에서 오랜 시간 감정을 억누르며 산 첫째 희숙을 연기한 김선영은 백상예술대상과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무려 5개 영화제의 조연상을 휩쓸었다.
2023년 <일타스캔들>에서 일명 '수아임당'으로 불리는 올케어반 학부모들의 실세 조수희를 연기했던 김선영은 같은 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극성스런 부녀회장 역으로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햇수로 3년 동안 대한민국 3대 메이저 영화제의 조연상을 휩쓴 것이다. 김선영은 연초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을 연기했다.
본격적인 매체 활동을 시작하고 지난 10여 년 동안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많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인 김선영은 24일 첫 방송되는 tvN 주말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 출연한다. 김선영은 <질투의 화신>·<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박신우 감독이 연출하고 <오월의 청춘>을 집필했던 이강 작가가 각본을 쓴 <미지의 서울>에서 아이들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교감이자 이호수의 어머니 연분홍 역을 맡았다.
<미지의 서울>에는 박보영이 초등학교 때부터 취업까지 엘리트의 길을 걸었던 금융 공기업 기획전략팀에서 일하는 유미래와 육상유 망주에서 일용직 근무자로 전락한 유미지 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에 도전한다. 이밖에 박진영이 미지와 미래의 고교 동창이자 대형 로펌 변호사 이호수를, 류경수가 가슴 아픈 사연으로 귀농을 선택해 농촌의 텃세를 이기고 자리 잡은 초짜 농장주 한세진을 연기한다.
지금은 누구보다 바쁜 배우가 됐지만 30년 전 연극을 통해 연기를 시작한 김선영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지난 2015년 극단 '나베'를 창단해 올해 10주년 기념 공연 <더 시걸>을 제작했다(나베는 '나누고 베푸는 극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배역에 따라 고향인 경상도뿐 아니라 충청도, 때로는 북한 사투리까지 해내는 배우 김선영은 <미지의 서울>에서 또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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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영은 <미지의 서울>에서 박진영이 연기하는 이호수의 어머니 연분홍 역을 맡았다. |
ⓒ <미지의 서울>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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