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앤스로픽이 코딩에 특화된 인공지능(AI) 에이전트(비서)를 공개했다. 직전 모델과 비교해 AI의 능동성과 추론 능력을 대폭 향상해 더 오랜 시간 동안 스스로 코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 테크기업의 AI 개발 경쟁이 기업들의 수요가 높고 수익화에 더 유리한 코딩 에이전트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가며 AI의 일자리 대체도 더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앤스로픽은 코딩 작업에 특화된 새 AI 에이전트 ‘클로드 오푸스 4’를 공개했다. 새 모델은 직전 모델과 비교해 웹 검색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앤스로픽에 따르면 클로드 오푸스 4는 프로그램 개발 맞춤형 벤치마크(성능평가) ‘SWE-벤치’에서 72.5%, 의 정답률로 기존의 코딩 특화 모델을 압도했다고 밝혔다. 재러드 카플란 앤스로픽 공동창업자 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작업이 복잡해질수록 모델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를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며 “사용자가 한 번에 많은 작업을 위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앤스로픽은 지난해 말 AI 챗봇 개발 투자를 중단하고 대신 복잡한 작업 수행 능력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왔다. 가장 중점을 둔 분야가 과학 연구와 코딩이다. 이를 통해 이번 모델은 사용자의 별다른 명령이 없어도 스스로 7시간 동안 지속해서 코딩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앤스로픽에 따르면 새 모델은 45분 지속하는 데 그쳤던 포켓몬 게임을 최대 24시간 연속으로 하기도 했다.
미국 주요 테크기업이 새 코딩 특화 AI 에이전트를 공개한 건 지난 일주일 새 이번이 네번째다. 지난 16일 ‘코덱스’를 공개한 오픈AI를 시작으로, 19일 마이크로소프트(깃허브 코파일럿), 20일 구글(줄스)이 코딩 특화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기업고객들의 관심이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 및 자동화에 맞춰져 있는 만큼 코딩 특화 에이전트야말로 수요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은 이런 모델들을 기반으로 고가의 구독제를 만들고 라이선스를 판매해 AI를 실제 수익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구글은 지난 20일 자사 최대 연례행사인 개발자대회(I/O)에서 월 249.99달러(약 35만원)의 ‘AI 울트라’ 요금제를 공개했다.
코딩 에이전트가 일자리를 대폭 줄일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구글, 메타, MS, 오픈AI 등 미국 주요 테크기업은 신규 코드의 20~30%를 AI를 통해 생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구인·구직 정보 기업 인디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SW) 개발 분야에서 초급 직위 채용 공고 비중은 2022년 3.2%에서 올해 1.2%로 대폭 줄었다. 현지 테크업계 관계자는 “과거 텍스트 생성 중심의 AI 모델과 비교해 코딩에 특화된 AI 에이전트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은 훨씬 더 클 것”이라며 “AI 개발 기업들은 AI로 인력을 대체하려는 기업들의 수요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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