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1, 2위 품목 관련 대선 공약 '부실'
이재명 "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50%" vs 김문수 "전기차 개별소비세 면제"
"전기차 보급률 50%, 천문학적 비용"…"개소세 면제보다 구체적인 정책 필요"
연합뉴스
제21대 대선이 11일 남은 가운데, 각당 대선 후보들이 전기차 관련 공약을 내놨지만 구체적인 정책 내용과 재원 마련 방안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산업은 주요 기간 산업이지만 관련 공약은 전무한 것인데, 업계에선 차기 정부가 하이브리드 차량 보조금 확대 등 구체적인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각각 공약 중 하나로 자동차 관련 공약을 내걸었다.
류영주 기자
이 후보는 '10대 대선 공약' 중 기후위기 대응 부문에서 '전기차 보급 확대 및 노후 경유차 조기 대·폐차 지원을 통한 수송 부문 탈(脫)탄소 가속화'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자동차 산업 발전 관련이 아닌 탈탄소를 통한 친환경 추진의 일환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50%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해 친환경 모빌리티 100% 전환을 앞당기겠다는 게 골자다.
김 후보는 10대 공약에서 자동차 산업 관련 별도 공약은 내걸지 않았다.
다만 과정에서 제시한 '세제 혜택' 공약 중 전기차의 개별소비세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겠고 했다. 2000cc 미만 전기차를 구매할 때 내는 세금을 면제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현재는 출고가 6000만원 미만 전기차를 구입하면 일정 기간 동안 개소세 300만원을 면제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전기차 관련 뚜렷한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대선 공약을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관련 공약이 없다시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와 함께 대미 수출 1,2위 품목에 해당하고, 전체 대미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 관련 공약치고는 빈약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 등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 가까이 폭락하는 등 위기감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공약이 부실한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 후보의 공약은 상대적으로 타 후보에 비해 내용이 많지만, 재원 마련 방안에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후보가 공약으로 발표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 보조금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현재 정부는 공용 충전기 설치를 희망하면 최대 절반 비용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은 통화에서 "5년 내 전기차 보급률 5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라며 "지난 2012년 제주도를 무탄소 섬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13년이 지나도 아직 전기차 보급률이 10%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대덕대학교 이호근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도 통화에서 "중국의 경우 2010년부터 자동차와 배터리 산업 육성 계획을 세운 뒤 15년이 지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 관련 공약도 최소 10년을 넘어 보는 큰 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황진환 기자
김 후보의 공약은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개별소비세 면제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 마련 계획이 불투명한 데다, 해당 정책으로 전기차 수요를 끌어 올릴 지도 미지수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최근 캐즘(전기차 수요 둔화)에 이어 화재로 인한 전기차 포비아까지 닥친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와야 수요를 올릴 수 있다"며 "예를 들면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지원부터 확대해 서서히 전기차 수요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도 "친환경차로 뭉뚱그리기보다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차 등 명확한 대상과 기준이 잡혀야 하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책 기조가 뚜렷하지 않으면 결국 기업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만들고 연구개발을 할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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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seokho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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