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다가오는 AI 혁명, 거대한 변혁 시작
22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다가온 AI 혁명, 모빌리티·반도체·국방 혁신가들이 움직인다' 세션에서 김예지(맨 오른쪽)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전투원능력강화연구장교가 군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희준 전 대한민국 특전사 중위,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도미닉 테일러 우버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모빌리티 총괄. /박성원 기자
“인공지능(AI)은 모든 산업에서 ‘거대한 변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기존 산업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충격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다가올 AI 혁명, 모빌리티·반도체·국방 혁신가들이 움직인다’ 세션에 모인 전문가들은 “AI가 산업 간 경계를 허물면서 시장도 새로운 기술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AI가 산업 구조를 완전히 뒤바꾸는 ‘파괴적 혁신’을 몰고 오면서, 반도체·모빌리티·금융 등은 물론, 국방·우주 같은 기존 산업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에 따르면 5년 전만 해도 AI를 활용하는 기업이 절반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10곳 중 8곳이 AI를 사용할 정도로 그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래픽=이진영
◇AI로 격변하는 산업 구조
이날 세션에 참여한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스타트업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는 “자동차에 AI가 접목되고, 이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등 곳곳에서 기존 산업들이 AI를 통해 융합되고 있다”면서 “AI가 갑자기 세상을 집어삼키면서 반도체 산업에서도 전력 효율성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폰과 PC에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의 기존 반도체 산업은 2022년 말 챗GPT 등장 이후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AI 구동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이 급증하면서 전력 문제가 AI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를 줄여주는 AI 반도체 저전력 기술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백 대표는 “반도체 하나의 소모 전력을 1와트만 절감해도 연간 20달러를 아낄 수 있다”면서 “데이터센터마다 수십만 개의 반도체를 사용하는 만큼 전력 효율만 개선해도 에너지 비용으로 인한 AI 병목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I로 인해 변화를 겪는 건 모빌리티 산업도 마찬가지다. 도미닉 테일러 우버 아시아태평양(APAC) 모빌리티 총괄은 “일반인들은 자율 주행이 10년 후 모습이라 생각하지만, AI와 센서 기술의 발달로 미국 오스틴에서는 지금도 일반 도로에 자율 주행 차량이 수없이 오간다”고 했다. 이전에는 기술이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AI가 실시간으로 주변 도로 상황을 분석해 차량을 움직이며 인간을 대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오스틴에선 고객이 우버 앱으로 부르면, 자율 주행차가 고객 앞에 온다. 테일러 총괄은 “AI가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도 완전히 뒤바꾸고 있다”고 했다.
◇국방·우주도 AI로 변화
국방과 우주도 예외는 아니다. 김예지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전투원능력강화연구장교는 “AI로 보병의 신체적인 감각을 증강시키고, 주변 상황 인식을 확대할 수 있다. 또 로봇과 자율 시스템을 통해 인간의 노출을 최소화해 전투원의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가령 보병이라면 AI가 적용된 외골격 로봇을 입고, AI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받아 주변을 널리 살피면서, 뇌파로는 드론을 조종해 멀리 있는 적을 타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구 감소로 군사력이 계속 축소되는 추세인 만큼, AI를 활용해 군의 몸집을 줄이면서 전투력을 높이는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로보틱스 최고기술임원인 이사 네스나스 박사는 이날 ‘우주를 코딩하다: AI가 여는 탐사의 새로운 시대’ 세션에서 “지구 밖 행성처럼 예측할 수 없는 지형에서도 로봇과 AI를 활용한 탐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사람이 직접 제어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AI가 탐사선과 탐사 로버 등을 자동 조종하고, 그림자 때문에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지역도 AI 카메라로 탐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항법이나 제어 등의 다양한 기술까지 AI가 적용되면서 임무 성공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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