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와 협력 대비 화성탐사 TF 구성
7년 뒤 달, 20년 뒤 화성 목표 재확인
KPS 등 중장기 프로젝트 잇따라 지연
'한국판 나사' 출범 1년인데 더딘 걸음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21일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에서 열린 개청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현안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천=김태연 기자
우주항공청이 최근 화성탐사 전담팀을 꾸려 미국 우주항공국(NASA·나사)과의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32년 달 착륙선, 2035년 화성 궤도선, 2045년 화성 착륙선을 보내는 기존 계획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차세대 발사체 재사용화 같은 중장기 프로젝트가 잇따라 지연되며, 이 시간표의 현실성에 대해 의문도 여전하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21일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에서 개청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화성 개척 계획이 구체화하고 있어 최근 우리 청에도 화성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고 말했다. 해당 팀은 화성 탐사 목표를 설정하고, 얻을 수 있는 기술적 이점을 분석 중이다.
우주청은 나사 예산이 총액 측면에선 삭감됐지만, 신물질 탐사 부분은 오히려 증액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근거로 화상 탐사 속도가 더 빨라지고, 그 과정에서 한국이 협력할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 청장은 "달과 화성 탐사는 경제성도 중요하다"며 "강점을 지닌 반도체·철강·조선 기술과 우주 기술을 접목해 우리만의 탐사 스토리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우주청은 지난해 5월 27일 '한국판 나사'를 표방하고 출범한 이래 발사체·탐사·항법시스템 분야별로 △재사용 발사체 확보로 수송 비용 절감 △달 착륙선 독자 개발 △한국판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 같은 중장기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그러나 차세대 발사체를 재사용 방식으로 변경하려는 계획은 지난달 제동이 걸려 기획재정부의 적정성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일정이 더 지연되면 달과 화성 탐사 시간표도 달라질 수 있다.
윤영빈(가운데) 우주항공청장이 21일 경남 사천에서 열린 개청 1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주요 현안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우주항공청 제공
KPS의 첫 번째 위성 발사도 예정보다 늦춰졌다. 설계 난항에 더해 사업자 선정 지연과 설계 변경, 추진 체계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윤 청장은 "1호기 발사가 20개월 정도 미뤄졌지만 후속 위성 발사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며 "2035년까지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데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달과 화성 탐사 목표 시점만 내세웠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지 로드맵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윤 청장은 "독자 탐사를 계획하는 동시에 국제 협력도 진행하는 중"이라며 "로드맵 구체화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우주청 산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 기술을 이전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발사체 기술 지식재산권 공동소유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윤 청장은 "최근 3자 회의를 갖고 큰 틀에서 의견 일치를 이뤘다"며 "기술이전 계약이 늦어도 올해 안에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천=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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