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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2일 오전 제주동문시장 앞 탐라문화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제주도사진기자회. 재판매 및 DB 금지) 2025.5.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대표 정책 의제인 기본사회 구현을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공식 선거운동 초반 성장 중심의 공약으로 중도층 외연 확장에 집중한 이 후보가 사전투표일이 가까워지자 다시 복지·분배 관련 공약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전통 지지층, 이른바 '집토끼'들의 표심을 결집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22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국가가 국민의 미래를 책임지고 희망과 혁신의 꽃을 피워내는 기본사회를 열겠다"며 기본사회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에는 기본사회 구현을 위한 국가 전담기구 '기본사회위원회' 설치와 함께 생애주기별 소득보장 체계 구축을 위한 아동수당 지급 확대 및 청년미래적금 도입, 노인·장애인·아동 국가 돌봄 지원, 주 4.5일제 단계적 도입과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 아프면 쉴 권리인 '상병수당' 시범사업 단계적 확대 등이 담겼다.
이번 공약은 기존 복지 정책의 빈틈을 촘촘히 메우고 국가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이 후보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기본사회 개념이 담긴 세부 공약을 주제·지역별 공약과 함께 선보인 뒤 기본사회 도입 필요성을 소개했다. 여기에 앞서 제시한 공약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별도 전담기구 설치 계획을 더하는 등 유권자를 이해시키기 위해 공을 들인 점 또한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 후보는 이번 공약과 관련해 "현행 복지제도는 '누구나 일할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탈락자만 대상으로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생산을 주도할 첨단기술 사회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기존 제도와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 구멍이 있는 사회 안전망을 넘어 빈틈이 없는 두툼한 안전매트가 깔린 '기본사회'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 후보가 발표하는 공약을 보면 특정적인 변화가 엿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달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SNS를 통해 성장에 초점을 맞춘 주요 산업·지역별 어젠다를 제시해왔다. '하루 1공약'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연일 공약을 쏟아내던 이 후보는 지난 1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속속 복지·분배 관련 공약을 내놓고 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22일 오전 제주시 일도일동 동문로터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유세장에 지지자들이 운집해 있다. 2025.05.22. woo1223@newsis.com /사진=우장호
이 후보는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사이에 순차적으로 어린이·청년·어르신 공약을 선보인 데 이어 15일(스승의날) 교육정책, 16일 여성정책, 21일 동물복지 공약을 소개하고 이날 기본사회 공약을 발표했다. 노동절 이전에 발표된 복지·분배 관련 공약은 지난달 22일 장애인의 날에 공개한 장애인 정책 공약이 유일하다.
이번 대선은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후 60일 만에 치러진다. 이 후보는 전반전에 해당하는 4월 한 달간 성장 관련 공약을 쏟고 5월로 접어들면서 민주당의 전통적 의제인 복지·분배에 힘을 주고 있다. 보수층도 수긍할만한 성장정책을 제시하며 중도 외연 확장에 열을 올린 뒤, 사전 투표일(29·30일)이 가까워질수록 지지층 입맛에 맞는 공약을 내세워 폭넓은 유권자들에 어필하겠단 전략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기본사회를 공약에 포함할지 여부를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선거 승리를 위해 중도층 외연 확장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자칫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돼서다.
2022년 대선에서 이미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 등 기본사회 공약을 내세운 바 있고, 작년 총선에서도 기본소득·기본주택·무상교육에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과 경로당 하루 한 끼 지원을 더한 '민주당 5대 기본사회 공약'을 내건 바 있어 변화가 필요하단 주장에도 힘이 실렸다.
결국 이 후보와 민주당은 고심 끝에 담대한 성장론을 앞세워 선제적으로 외연을 확장한 뒤, 후반부에 당의 이념과 정체성을 강조하며 지지자를 응집하는 방식의 대선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기본소득 공약 발표를 통해 "국가가 국민의 미래를 책임지고, 희망과 혁신의 꽃을 피워내는 기본사회를 열겠다"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 다시 희망이 펄럭이는 나라, 국민의 삶을 지키는 기본이 튼튼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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