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 하드웨어 시장 도전장
애플 전 디자이너가 세운 ‘io’ 9조원에 인수
애플 주가 하락
애플 전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 오픈AI 제공
오픈AI가 아이폰을 디자인한 조니 아이브 애플 전 수석 디자이너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io’를 인수하고 인공지능(AI) 전용 기기 개발에 돌입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오픈AI가 64억달러(약 8조9161억원)에 io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21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오픈AI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인수는 전액 지분 교환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이번 인수와 함께 사내에 AI 기반 기기 개발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고 전용 기기 개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아이브와 그의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LoveFrom)은 오픈AI의 창의적인 디자인 작업을 도맡게 된다.
오픈AI가 이날 공개한 올트먼 CEO와 아이브의 공동 인터뷰 영상에서 “현재 우리가 기술을 전달하고 연결하는 데 사용하는 제품은 수십 년 된 것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이 구식 제품들 너머에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호기심”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기기를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올트먼 CEO는 영상 후반에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챗GPT를 쓰는 게 불편하다고 언급하면서 일상에 더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통합된 기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영화 “그녀(Her)”의 기술을 현실화하는 기기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올트먼은 현재 아이브와 개발 중인 기기의 프로토타입이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토타입에 대해 “지금까지 본 것 가장 멋진 기술”이라고 했다.
아이브는 “지난 30년간 내가 배운 모든 것이 이 순간으로 이끌었다는 느낌을 점점 더 강하게 받는다”며 “이 관계와 협력 방식을 토대로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인수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연구원, 생산 전문가로 구성된 io 직원 약 55명이 오픈AI에 합류하게 된다. 여기에는 스콧 캐넌, 에반스 핸키, 탕 탄 등 전 애플 디자이너들도 다수 포함됐다.
조니 아이브는 과거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 창업자와 수년간 협력해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패드, 애플 워치 등 기기 개발을 주도한 ‘전설적인’ 산업 디자이너다. 그는 2019년 애플을 떠난 뒤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을 설립해 페라리, 에어비앤비,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 등의 디자인 업무를 도왔다.
오픈AI은 러브프롬이 지난 2년간 조용히 아이디어를 나누며 협업해왔으며, 초기 탐구는 구체적인 디자인으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아이브는 구상한 제품을 개발·설계·생산하기 위해 AI 기반 하드웨어 스타트업 io를 지난해 설립했다.
오픈AI는 이미 지난해 말 io 기분 23%를 인수했고 이번에 나머지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고 WSJ은 전했다. 거래는 미국 규제 당국이 승인하면 올 여름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주가는 오픈AI와 아이브의 협업 소식에 이날 장중 2%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올트먼 CEO와 아이브의 협력이 AI 경쟁에서 다소 뒤처진 애플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에디 큐 애플의 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10년 뒤에는 아이폰이 필요없어 질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생성형 AI 모델을 둘러싼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은 스마트기기를 포함한 하드웨어 분야로 확장하는 중이다. 구글은 전날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삼성전자, 한국 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협업해 만든 확장현실(XR) 스마트 안경을 공개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유명 선글라스 브랜드인 레이벤과 손잡고 AI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안경을 선보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